“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또는 노래 가사에서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말이 가끔 나옵니다.
어떤 상황이든 사랑과 떠남은 인과관계로는 잘 어울리지 않아 더 극적인 표현으로 들리긴 합니다.
그런데 확실하게,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말을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요 며칠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 말씀의 뜻이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사랑하시기에 정말로 떠나셔야 했습니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완성을 위해 십자가 죽음으로 잠시 제자들을 떠났습니다.
잠시 어디를 다녀오시는 것처럼 단순한 말씀으로 표현하셨지만 사실은 부활이라는 엄청난 위업을 이루시고 이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끌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떠남은 멈추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사이를 지내는 이 주간에, 사랑 때문에 또 떠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부활 후, 이제 한 육신의 인간됨을 떠나서, 세상의 물리적 조건으로부터도 떠나서, 제한됨 없이 우리들 앞에 나타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더욱 가까이 계시기 위하여 그렇게 떠나셨습니다.
이제 제자들에게 보이셨던 당신의 모습을 우리의 일상에서 간직하게 되었고, 제자들을 돌보시고 감싸던 당신의 사랑이 우리 안에 머뭅니다.
예수님은 그때 떠나셔서 지금 더 깊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 예수님이 오시는 만큼 우리도 가까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