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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하느님은 뽑으실 때도 목숨을 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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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14 조회수259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성 마티아 사도 축일

 

 

 

<하느님은 뽑으실 때도 목숨을 거신다>

 

 

 

복음: 요한 15,9-17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역사상, 그리고 지금도 세상에는 수많은 성직자의 부조리와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따른 그들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할까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쫓아내는 게 옳을까요? 

    예수님께서 가리옷 유다를 데리고 다니실 때 세상 사람들이 가리옷 유다를 어떻게 보기를 원하셨을까요? 아마도 당신 사도로 존중해 주기를 원하셨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과 그 응답에 대한 가치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치 얘기는 잘 안 하지만, 저는 대통령 탄핵에 관한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뽑아 놓았으면 임기 동안에는 그 책임도 국민이 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것이 성숙한 시민의식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성직자를 뽑아주시든, 우리가 정치인을 뽑던, 하느님 앞에서 결혼 서약을 하던 그 선택에 관한 무게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하느님의 부르심은 더 그렇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뽑는 분이 아니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영국의 거부였던 피츠제럴드는 그의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습니다. 아내를 몹시도 사랑한 그는 아내가 남겨 놓고 간 열 살을 갓 넘은 하나 뿐인 그의 아들을 더욱 사랑하고 정성을 다해 돌보았습니다만 아들마저 병을 앓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홀로 된 피츠제럴드는 그의 여생을 유명한 미술 작품을 수집하며 그 슬픔을 달래려 노력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피츠제럴드도 병으로 죽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세상을 떠난 뒤에 어떻게 재산을 처분할 것인가를 유언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언에는 그의 재산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밝혀 두었습니다. 그가 많은 돈을 드려 수집한 미술 소장품들을 경매에 부치라는 지시가 그 유언서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경매가 시작되자 제일 먼저 ‘내 사랑하는 아들’이란 제목의 작품으로서 지방의 한 무명 화가가 피츠제럴드의 외아들을 그린 볼품없는 그림이 부쳐졌습니다. 그 그림은 인기가 없어 아무도 응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뒷자리에 앉아 있던 초라한 모습의 한 노인이 손을 들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제가 그 그림을 사면 안 될까요?” 

 

 

    그는 피츠제럴드의 아들을 어릴 때부터 돌보았던 늙은 하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그림을 샀습니다. 그때 피츠제럴드의 유언을 집행하는 변호사가 경매를 중지 시켰습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피츠제럴드의 유언장을 읽었습니다. 

    “누구든 내 아들의 그림을 사는 사람이 내 모든 소장품을 갖도록 해 주시오. 이 그림을 선택하는 사람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임이 틀림없으므로 모든 것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뽑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고 유치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성 마티아 사도를 뽑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뽑기로 뽑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뽑으실 때는 전 재산을 거십니다. 목숨을 거십니다. 사제들은 당신의 목숨인 성체성사를 주무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뽑은 이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가리옷 유다와 같은 사람이라면 어때야 할까요? 미국의 생물학자 레인(Glen Rein)은 어떤 식의 기도가 암세포의 성장을 가장 억제하는지 실험해보았습니다. 우선 다섯 개의 세균배양 접시(petri dish)에 각기 똑같은 수의 암세포들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런 다음 한 심리치료사에게 다섯 가지 방식으로 기도해보도록 했습니다. 

1. 암세포들이 자연의 질서를 다시 회복해 정상적으로 자라도록 해 주세요.

2. 암세포가 세 개만 남도록 해 주세요.

3. 신의 사랑과 연민이 암세포에 미치도록 해주세요. 

4. 암세포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연민을 보내주세요.

5. 암세포들을 파괴시켜주세요.

 

 

어떤 기도가 효과가 있었을까요?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1. 암세포들이 자연의 질서를 다시 회복해 정상적으로 자라도록 해 주세요.

암세포들의 성장속도가 39% 떨어졌다.

2. 암세포가 세 개만 남도록 해 주세요.

암세포들의 성장속도가 21% 떨어졌다.

3. 신의 사랑과 연민이 암세포에 미치도록 해주세요. 

2번처럼 성장속도가 21% 떨어졌다.

4. 암세포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연민을 보내주세요.

아무 효과가 없었다.

5. 암세포들을 파괴시켜주세요.

아무 효과가 없었다.

 

 

    저도 봉사자들을 뽑아놓고는 가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만두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일단 뽑는다는 것은 창조한다는 뜻입니다. 창조했으면 자녀입니다. 자녀라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 사람이 잘못한다고 끌어내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것이 뽑아 준 사람의 마음이어야 합니다. 암세포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이 창조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아무리 구제 불능이라도 회개하여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일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마치 자녀를 낳는 것과 같게 합시다. 하느님은 우리 각자를 뽑으실 때 목숨을 거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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