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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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5-17 | 조회수296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2024년 05월 18일 토요일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이제 지난 7주 동안 계속된 부활 시기가 끝나 갑니다. 독서와 복음도 각 책의 마무리 부분이 봉독 되는데, 사도행전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요한 복음서에서는 베드로와 요한이 맨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사도단의 대표들이 부활 시기의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으로 선정된 요한 복음서의 마지막은 이 책의 저자와 저술 목적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두 번이나 되풀이되며 이질감을 주는 표현이 나옵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저는 이 물음이, 복음서의 끝을 장식하는 데에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고 옮긴 문장을 원문 그대로 옮기면 “그것이 너에게 무엇이냐?”입니다. 주변과의 비교나 경쟁, 불필요한 견제에 휘말림 없이 나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지혜로운 삶의 자세임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독서에서도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보게 됩니다. 그는 체포되어 로마로 압송 되었지만 불안과 공포에도 흔들리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칩니다. 주변의 상황이나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가는 모범을 누구보다도 훌륭히 실천한 것입니다. “남과 싸울 필요가 없는 것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책을 읽은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싸울 필요가 없다.’는 말은 언제나 저에게 위로가 됩니다. 날마다 그날의 말씀을 붙잡고 나의 길을 가는 것, 비교에 휘둘리거나 경쟁하느라 소모되지 않는 것, 내 삶에 집중하고 이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삶의 길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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