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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7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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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21 조회수341 추천수6 반대(0)

중학교 영어시간에 배웠던 속담 중에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다.(All that glitters is not gold.)”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보를 다니면서 이 속담의 의미를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길 위를 기어 다니는 많은 애벌레들이 있습니다. 그 애벌레들이 모두 나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풀잎에, 가지에 붙어서 죽은 것처럼 지내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는 애벌레들이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됩니다. 고치의 과정을 지내고 있는 애벌레들이 날개를 펴고 하늘을 훨훨 나는 나비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거지왕자라는 동화를 읽은 적도 있습니다. 궁궐에만 살던 왕자가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서 거지로 변장하고 궁 밖으로 나왔습니다. 왕자는 화려하고, 멋진 것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상에는 가난하고, 병들고, 굶주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세상에는 배우지 못해서, 가지지 못해서, 신분이 낮아서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왕자의 옷을 벗고, 거지 옷을 입었지만 왕자는 비로소 세상의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왕자는 백성을 위하고 사랑하는 왕이 되었습니다.

 

신학교에 들어왔다고 모두 사제가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졸업정원제가 있어서 1982년도에 신학생은 104명이 입학했습니다. 10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신학교를 그만 두는 동창들이 있었습니다.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그만 두는 친구, 독신의 의무를 지킬 수 없어서 그만 두는 친구, 부모님의 권유로 입학했지만 신학교의 생활을 적응하지 못해서 그만 두는 친구,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현실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며 그만 두는 친구, 부제품을 받았지만 서품을 앞두고 그만 두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모두 사제가 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세례를 받았다고 모두 신앙생활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2023년 한국천주교교회의 통계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의 가톨릭 신자는 597675명으로 집계 되었습니다. 주일미사 참례 비율은 13.5%입니다. 86.5%의 교우는 주일미사를 참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도 팬데믹 이후 주일미사 참례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상황까지 회복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방법을 말해 줍니다. 신앙인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알려 줍니다.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좋은 일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곧 죄가 됩니다.” 이 말은 신앙인은 당연히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일은 어떤 것입니까?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좋은 일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신앙생활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제자가 된 것,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된 것, 서품을 받아 사제가 된 것이 구원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구원받기에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애벌레가 고치의 과정을 거쳐야 나비가 되듯이, 신앙인은 복음을 실천해야 진정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시 "방랑자의 비밀" (The Riddle of Strider)”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황금이라고 해서 모두 반짝이는 것은 아니며, 방랑하는 자들이 모두 길을 잃은 것은 아니네, 오래되었어도 강한 것은 시들지 않고,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않네. 타버린 재에서 불길이 깨어날 것이고,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빛이 솟구치리라, 부러진 칼날은 새로이 제련될 것이며, 왕관을 잃은 자 다시 왕이 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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