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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7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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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24 조회수486 추천수4 반대(0)

본당 어르신 부부가 고백성사와 봉성체를 원하였습니다. 봉사자와 함께 찾아갔습니다. 형제님은 집에 있었는데, 자매님은 약속이 있다고 나갔다고 합니다. 전화를 드리니,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기다리면서 형제님이 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재매님이 돌아왔고, 봉성체 날짜를 착각했다고 합니다. 봉사자는 하루 전날 확인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때로 착각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고백성사와 봉성체를 마치고 돌아오려는데 어르신 부부는 점심을 먹고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도 되어서 근처 식당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예전에 어른들은 ()’이 맺힌다고 말하였습니다.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던 부부에게도 ()’이 있었습니다. 3년 전에 사랑하는 아들이 먼저 하느님의 품으로 떠났습니다. 신앙 안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옮겨감을 믿으면서도 어머니의 가슴에는 이 응어리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픔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어머니의 가슴에도 ()’이 있었습니다. 작은 형이 2004년 하느님의 품으로 떠났습니다.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늘 밝고 화사했던 어머니도 가슴 한 쪽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깊게 남아 있었습니다.

 

 

저의 삶에도 한()은 아니지만 몇 번의 아쉬움과 아픔이 있었습니다. 자식 된 도리로 부모님의 임종을 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201155일 목요일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교우들과 함께 기차로 떠나는 성지순례 중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갔습니다. 주교님께서도 오셔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동창 신부님들이 미사를 해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2020910일 목요일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당시 뉴욕에 있었고,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는 중이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으로 갈 수 없었고, 뉴욕에서 다른 분을 위한 장례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추기경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어머니의 장례미사를 잘 마쳤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평화방송 사장 신부인 동창 신부님이 어머니 마지막 가는 길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보내 주었습니다. 1995년입니다. 주교님께서는 제게 미국의 교포사목을 권하셨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느덧 30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열정은 넘쳤지만, 절제와 겸손의 덕이 부족했습니다. 부덕한 저의 탓으로 미국으로의 인사이동은 취소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놀랍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를 좀 더 여물게 하신 다음 미국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진찰 한 후에 증상에 맞는 처방전을 만들어 줍니다.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으로 가면 약사는 처방전에 따른 약을 줍니다. 신앙생활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는 처방전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처방전은 기도입니다. 즐거운 사람에게 필요한 처방전은 찬양 노래입니다. 아픈 사람에게 필요한 처방전은 교회의 원로들입니다. 원로들은 아픈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기름을 발라줍니다. 야고보 사도가 우리에게 전해 주는 처방전은 기도와 찬양 그리고 교회와의 연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창조하시고, 사람들의 영혼에 하느님의 숨결을 넣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살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지금 이곳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 세상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됩니다. 보석을 담으면 보석상자가 됩니다. ‘우리들 마음에 시기, 질투, 탐욕, 분노, 미움, 원한의 쓰레기를 담으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하느님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에 용서, 희생, 나눔, 배려, 인내, 사랑의 보석을 담으면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이 하느님 나라가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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