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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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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31 조회수355 추천수8 반대(0) 신고

 

2024년 5월 3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그래서 연극에서도 제일 많은 말을

해야 하는 역이 좋았습니다.

구연동화 말하기 대회에서도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학생 때, 한 번은

선생님께서 책의 어느 부분을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드는 것입니다.

제일 자신 있었던 책 읽기가

가장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벌벌 떨면서 간신히 읽었던

그때의 기억이 오랫동안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두려움이

제게서 언어를 빼앗았습니다.

제게 이런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이가 믿지 못합니다.

지금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전혀 어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려움은

언제 사라졌을까요?

다시 사람들 앞에서 말하면서

사라졌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느꼈던 두려움이 사람들로 인해

치유된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받았다면서 사람들 곁을

떠나는 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떠나 혼자 있다고

상처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이 상처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을

통해서만 치유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두려움에 늘 놓여있습니다.

특히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얻는 두려움에 어려워합니다.

그러나 이 두려움을 나 혼자

극복하기란 너무 힘듭니다.

의지를 세울 수 있는 것도 사람들을

통해서이고, 지금과 다른 변화도

사람들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공동체 안에 머무르는

사람만이 그 안에 계시는

주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동체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은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친척이며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성모님께서는

큰 걱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부담이지요.

하느님의 어머니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편하고 쉬운 삶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엘리사벳 성녀도 마찬가지입니다.

늙은 나이에 아기를 갖게 되었다는 것,

또한 뱃속의 아기가 성령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알았고 이 아기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 사실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 성모님과 엘리사벳

성녀는 만나십니다. 분명히 배 속의 아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배 속의 아기가 서로 만나면서

그들은 큰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감사의

찬미가를 부르십니다.

큰 어려움이 함께하면서 해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함께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나도 함께

하겠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언제나 함께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 '꽃' 중에서)

사진설명: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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