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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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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31 조회수381 추천수6 반대(0)

댈러스에 와서 뉴욕 면허증을 텍사스 면허증으로 바꾸었습니다. 타주로 이사 가면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나라이니까 그냥 바꿔주면 좋을 것 같은데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했습니다. 예약을 하는데 90일 정도 밀려있었습니다. 예약하면 이메일로 확인 서류를 보내줍니다. 서류에는 면허증 갱신 장소, 예약 번호, 준비물이 있습니다. 준비물에는 기존 면허증, 소셜 번호, 그린카드 혹은 비자, 살고 있는 곳이 표시된 페이퍼(은행 잔액 증명, 핸드폰 요금 고지서 등등), 차량 보험 서류 등이 있습니다.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바코드를 찍거나 예약 번호를 입력하면 대기 번호가 나옵니다. 기다리는 동안 양식을 기재합니다. 인적 사항을 적고, 건강 상태에 대한 물음에 예스나 노로 표기합니다.

 

기존 면허증에 대한 것도 기록합니다. 유효기간, 생년월일, , 몸무게, 눈 색깔, 머리 색깔 등을 적습니다. 적성검사를 위한 양식도 기재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대기 번호를 부릅니다. 창구에 가면 직원이 서류를 검토하고 잘못 기재 했거나 미진한 것이 있으면 친절하게 고칠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간단히 시력 검사를 한 후에 사진을 찍으면 임시 면허증을 발급해 줍니다. 30$ 정도의 수수료를 내면 운전면허증 발급 작업이 끝납니다. 쉬운 것 같지만 처음 하면 긴장됩니다. 그런데 전 사제찬스가 있었습니다. 저의 성직자 복장을 본 직원은 환하게 웃으며 자기도 신자라고 인사하였습니다. 성당 이야기도 하고, 신앙 이야기도 하니 분위기는 편안했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최대한 가능한 방법을 찾아주었습니다. 제가 실수로 잘못 적은 곳도 친절하게 고쳐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니 30분 만에 운전면허증 발급 절차가 끝났습니다. 직원은 자신의 권한으로 최대한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많은 직원 중에서 가톨릭신자를 만나서 감사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하늘나라에 가면 어떻게 될까?” 천국의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 사도가 신앙에 충실했던 사람들은 기쁘게 맞이할 것 같습니다. 사제의 직무에 성실했던 사제들도 기쁘게 맞이할 것 같습니다. 신앙인들은 세례 때 인호를 받았으니,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곳에서도 친절하게 안내받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톨릭신자를 만나서 친절하게 안내받았지만, 꼭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으면 새로운 운전면허증 발급은 어려웠을 겁니다. 절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운전면허증, 소셜 번호, 비자나 그린카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제가 댈러스에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서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신자이기 때문에 특별히 봐줄 수 있겠지만 하늘나라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늘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서류가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세상의 창고에 보물을 쌓지 말고, 영원히 좀 먹지 않는 하늘의 창고에 보물을 쌓아야 한다.”

 

우리가 하늘의 창고에 쌓아야 할 보물은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미 알려 주셨습니다. 자캐오처럼 회개하고, 가진 걸 기쁜 마음으로 이웃과 나누는 것입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지금 굶주리고, 지금 헐벗고, 지금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어도 섬기면서 사는 것입니다. 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의를 먼저 찾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베드로 사도는 언제든지 천국 문을 활짝 열어줄 것입니다. 오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권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권한은 능력, 재력, 권력에 따라서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기준은 세상의 기준과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큰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재력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명령할 수 있는 권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입니까?”

 

그분은 한없이 약하고, 순결하신 어린양이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희생되신 분이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겸손함과 정결함, 순수함을 배워야 합니다. 그분은 모든 고난과 고통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죽음의 순간에서도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을 믿었고,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런 모습에서 참된 신앙의 길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권한입니다. 그분이 우리를 위한 구원자이시고, 그분이 걸어가신 길이 생명의 길이였으며, 그분의 권위는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서 주어지고 있음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그분이 또한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구원자이심을 고백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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