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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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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02 조회수27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 :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 <제1독서> : 탈출 24,3-8 <제2독서> : 히브 9,11-15 <복음> : 마르 14,12-16. 22-26

12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14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15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16 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2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23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26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오늘의 강론> :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4)

오늘은 그리스도의 성체성혈의 신비를 기리는 대축일입니다. 이 신비는 “계약” 으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의 신비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도 “계약”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말씀도 “계약”이라는 단어입니다.

<제1독서>는 시나이에서 맺은 “옛 계약”으로, 모세를 통하여 맺어지는 하느님과 백성의 계약입니다. <제2독서>는 새 계약의 중재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죄를 속량하시고 상속재산을 받게 해주셨음을 되새깁니다. 그리고 <복음>은 최후만찬에서 행하신 성체성사의 설정을 통하여 “새 계약”이 맺어지는 장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최후만찬이 벌어진 것은 “무교절 첫 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마르 14,12)입니다. 바로 이날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해방절의 양이 되셨습니다. 곧 당신의 피를 계약을 맺는 피로 뿌려지셨습니다. 그리하여 ‘옛 계약’ 안에 이미 감추어져 있던 신비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곧 구원의 사랑이 선포되고,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4)

<제1독서>의 시나이 계약에서, 모세는 희생된 짐승의 피를 절반을 제단에 뿌리고 나서, “계약의 책”을 백성에게 읽어줍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탈출 24,7) 하고 응답합니다. 모세는 나머지 피를 백성에게 뿌리며 말합니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탈출 24,8)

여기에는 계약을 구성하는 요소가 세 가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하느님의 말씀’이요, 둘째는 ‘백성들의 응답’이요, 셋째는 ‘피를 뿌리는 예식’입니다.

그렇습니다. 계약에는 ‘말씀’과 ‘피’가 동반됩니다. 곧 ‘계약’은 ‘피의 의식’을 통해서 제정되지만, 동시에 ‘하느님 말씀’의 수용을 통해서 제정됩니다. 이처럼, 계약에 있어서 ‘말씀’과 ‘의식’은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계약에서 생명을 상징하는 ‘피’를 뿌리는 의식은 혈연관계를 맺는 것으로, 생명의 친교로 묶어짐을 뜻합니다. 사실, 이는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친교입니다. 곧 야훼 하느님과 백성이 같은 피로 결합되었다는 것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관계로의 친교를 말합니다. 본문의 “이스라엘의 자손들”(탈출 24,5)은 이 일치로 말미암아 “가족”이 됨을 말합니다(여기에 쓰인 “am”은 본래 백성이 아니라 가족을 뜻한다). 곧 그들은 “하느님의 가족”인 것입니다. 마치 한 가정의 구성원처럼, 혈족이 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반열’에 드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계약인 것입니다. 그것은 순전히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호의의 선물이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또한, 이러한 계약은 우리를 ‘형제 사이’의 우애관계로 만듭니다. 하느님의 가족으로 형제가 되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가족’이며, ‘서로 형제’인 것입니다. 우리가 형제인 것은 바로 이처럼, 계약이 가져다 준 선물입니다. 그러니, 사실 이 계약이 아니라면, 우리는 형제가 될 수도 없고, 한 형제로 살아 갈 수도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 계약’은 구약의 ‘옛 계약’과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예언자 예레미아는 말합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 그것은 내가 그 조상들의 손을 잡고 이집트 땅에서 이끌고 나올 때에 그들과 맺었던 계약과는 다르다. ~시대가 지난 뒤에 내가 이스라엘 집안과 맺어 줄 계약은 이러하다. ~나는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다.(예레 31,31-34)

그렇습니다. “용서받음”“새 계약”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미사 중에 <성찬제정 축성문>에서, 사제는 포도주를 들고서 허리를 굽혀 말합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들을 위하여 흘리는 피다”

나아가서, ‘죄를 사하여’ 용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 것’이 ‘새 계약’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용서받았기에, 당신의 자녀로 새롭게 탄생한 이들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신 피’, 이것이 바로 ‘성체성혈의 신비’에서 보여주는 주님의 지극한 사랑입니다. 이러한 ‘새 계약’에 따른 새로운 관계는 다른 이들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쪼개어 “떼어” 나누는 일로 드러납니다. 곧 자신을 훼손하고 손해 보는 일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의 안전과 보호보다 타인의 도움과 유익을 먼저 헤아리는 일입니다.

이토록, 우리는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성혈로 죄 사함의 용서와 자비를 입었으니, 마땅히 자비와 용서를 베푸는 계약의 삶, 타인을 위하여 내놓는 삶을 살아가야 할 일입니다. 이제, 이 미사 중에, 예수님의 성체성혈로 맺으신 “새 계약”을 우리의 삶으로 기념(anamnesis)하고 찬양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4)

주님!

제가 산산조각 났을 때

저보다 먼저 산산이 부서진 이는 당신이십니다.

저를 풍기박살 낸 이도 바로 당신이십니다.

그래야만 온 몸을 쪼개고 피 흘리신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오늘도 당신처럼, 다른 이들을 “위하여”

먼저 부서지고 찢어져 피 흘리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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