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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헛된 맹세를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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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15 조회수135 추천수1 반대(0) 신고

 

 

겟세마니에서 예수님께서는“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마르14,36).하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기도의 모범 이십니다.

 

우리는 일상 안에서 늘 기도 하기보다는 아쉬운 일이 생기면 간절히 매달립니다. 늘 주님을 대면하고 찬미하며 청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생기면 놀라서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기도합니다. 이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약속을 마구 해댑니다. 청을 들어주시기만 하면 당신께서 원하시는 무엇이든 꼭 하겠다고 흥정하고 맹세합니다. 때로는 들어주시지 않으면 안 된다고 협박도 합니다. 나의 뜻을 관철하려 애를 씁니다. 그러다가 해결되거나 시간이 지나면 그 맹세를 잊고 전혀 거리낌 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인간의 연약함입니다. 사람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속을 잊기도 하고 어기기도 합니다. 그러니 섣불리 맹세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맹세하지 마라”고 하시며,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온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이유로든 군소리를 덧붙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접해서 이러저러한 핑계를 얼마나 많이 댑니까? 나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헛된 약속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 쉽게 잊어버린 것이 많습니다. 권위 아닌 권위를 내세우며 자기 위신과 체면을 살리느라 하느님의 이름을 도용할 때도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잇속 때문에 하느님을 얼마나 이용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 분이시며 그분의 약속과 맹세는 변하지 않습니다(히브6,17-18). 그러나 우리 인간은 너무도 자주 자기도 모르는 약속,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악’은 ‘악’이고, ‘선’은 ‘선’입니다. 그러므로 악에는 언제나 ‘아니요’, 선에는 언제나 ‘예’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행동이 뒤따를 때 입으로 하는 말은 효과가 있습니다……. 입은 다물고 행동으로 말합시다. 우리는 불행히도 말로는 부풀어 있고 행동에는 텅 비어 있습니다”(파도바의 안또니오). 행동으로 따르지 못할 과장된 약속이나 맹세를 거두고 그저 삶으로 주님의 뜻을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헛된 약속을 하지 않는 오늘을 축복해 주시길 청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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