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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왼손 오른손도 모르는 그 선행만이 / 연중 제11주간 수요일(마태 6,1-6.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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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19 조회수126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왼손 오른손도 모르는 그 선행만이 / 연중 제11주간 수요일(마태 6,1-6.16-18)

 

종교적 수행과 세속적 욕망은 통상 반비례한단다. 자선, 기도와 단식은 믿는 이들이 속죄로 자주하는 종교적 신심 행위일 게다. 가령 이것들을 자주하면, 세속적인 것들은 자연히 줄게 되리라. 그러나 우리 사회는 믿음의 사람이 가난한 이에게 베푸는 이런 종교적 수행을 많이 하여도 세속 욕망이 덩달아 더 커진다나. 이는 이런 수행이 자주 세속적인 도구가 되기에. 기도와 단식, 자선 행위가 순수함만의 행위가 아닌, 체면과 명예, 위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너희는 남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는 척 하지마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는다.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못된 위선자들이 칭찬 받으려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 괜히 나팔을 불지 마라. 자선할 때는 오른손이 하는 게 왼손이 모르게 하라. 그렇게 자선을 숨겨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그분께서 갚아 주실 게다.”

 

적선(積善)하는 이는 귀신도 두려워한다.’는 말이 있다. 자선의 다른 말이 적선으로 선을 쌓는다.’는 불교용어다. 악한 기운이 넘어오지 못하게 선행으로 무장하라는 거라나. 그래서 불교에서는 자신의 업보를 없애려면, 반드시 적선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살면서 저지른 속세의 잘못을 보속하라는 말과 같을 게다. 이렇듯 자선은 사람의 앞날을 밝게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적선에는 하늘의 힘이란 게 늘 담겨있다나.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의 눈이 있기에 그럴게다.

 

그렇지만 하늘도 안다는 이 참된 적선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만 할 게다. 그래야 진정한 거란다. 예수님께서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해야 한단다. 당연한 것이기에 일일이 기억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사실 자선은 우리 마음을 낱낱이 알고 계시는 하느님 자녀들이 하는 으뜸 덕행이다. 그래서 이 베품의 선행을 남은 알지 못하지만, 하느님만은 꼭 아신단다. 세상에는 끝까지 자신의 선행이 드러나길 바라면서 자선을 베푸는 이가 의외로 참 많다.

 

칭찬받으려 하면서까지 베푸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섬기는 것이기에 거짓 자선일 게다. 흔히들 누군가를 돕는다면, 돈과 재물을 먼저 연상한다. 넉넉해야 쉽게 베풀 수 있다는 생각일까? 하지만 물질로 베푸는 것만이 진정한 자선이 아니다. 남을 돕는 게 어찌 금전뿐이라고 하겠는가? 따뜻한 말과 다정한 눈빛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연약한 어린이를 보살피며 칭찬하고 지친 젊은이에게 용기를 주고, 이웃에게 따뜻한 눈길 하나 건네는 것도 큰 자선이다.

 

이렇게 자선은 정녕 돈과 재물이 아닌, 알게 모르게 삶의 일부에서 드러날 수 있는 작은 애정일 게다. 그러니 다정한 말 한마디나 따듯한 눈빛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말자. 성당에 일찍 나와서 흐트러진 의자하나 정리 정돈하는 것, 마당에 떨어진 휴지 하나 줍는 것, 물론 만나는 이에게 다정한 미소한번 가볍게 띠는 것만도 정말 값진 자선이다. 비록 우리가 베푸는 그 작은 선행이라도 반드시 알게 모르게 은총이 뒤따른다. 하늘의 힘이 늘 함께하면서 지켜 주니까.

 

오른손왼손도 모르는 그 선행을 주님께서는 하나도 빼지 않고 꼭 보신다. 그렇다고 자선이나 기도가 마치 보이려는 위선처럼 여겨져 위축되는 건 결코 없어야만 할 게다.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주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우리의 모든 것을 보고 계신 그분께 우리 부족함을 내어 놓고 도우심 빌며, 신앙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는 하루가 되게 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선행,적선,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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