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오직 비움의 삶을 통해서 / 따뜻한 하루[4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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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4-06-20 | 조회수158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폭풍 같은 혼돈의 시대에도 한국 현대사의 한 복판에서도 펜을 놓지 않았던 소설가 박경리, 그녀가 오랜 30여 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문단 줄기에도 깊은 뿌리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현대문학 최고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토지를 쓰기까지 그녀의 삶은 고단했습니다. 가장 역할과 억울한 옥살이로 죽은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오롯이 견뎌내야 했습니다. 이처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냉혹한 삶의 고통마저도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그녀는 고달파도 삶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시를 써 내려갔습니다. 한국 문단의 한 줄기를 그은 대하소설 작가 박경리의 유고 시집의 한 구절입니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은 떠나고, 아, 편안하다.’ 때론 다른 사람의 삶과 글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배우기도 합니다. 그녀의 유고집을 통해, 우리는 인생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야, 꽉 쥐고 갈 것보다 버리고 갈 것이 더 많음을 알게 됩니다. 예수께서도 십자가 아래의 당신 어머니와 그 곁의 요한 제자에게 이르십니다(요한 19,25-30).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사랑하시는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이르시면서 끝으로 성모님을 잘 모시도록 당부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이제 다 이루었다." 하시고는, 고개를 떨어뜨리시면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그릇은 비어 있을 그때만이 무언가를 가득 채울 수가 있답니다. 작가 박경리 선생도 생애 끝자락에 홀가분하게,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에게 성모님을 부탁하시면서 빈 몸으로 지상여정을 끝내셨습니다. 우리 신앙인도 혼탁한 세속에서 오직 그분만을 바라보는 비움의 삶을 살아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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