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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그리스도와 동행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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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22 조회수19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연중 제12주일

 

 

 

<그리스도와 동행하면 벌어지는 일>

 

 

 

복음: 마르코 4,35-41

 

 

 


LORENZETTI, Pietro 작, (1325)  

   

 

    오늘  복음에서 가장 중요한 말씀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입니다. 이건 예수님의 말씀이고 명령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평생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는 일을 해 왔습니다. 너무 쉽게 본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거센 폭풍이 닥치자 겁을 먹습니다. 그제야 겸손해져서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람과 파도를 가라앉히시고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라고 하십니다. 다시 말해 “내가 가자고 했지, 너희가 가려고 한 것이니?”라고 물으시는 것입니다. 내 일인데 왜 너희 일처럼 걱정하고 두려워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수 저쪽으로 가자고 하신 말씀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동행하면 이러한 일을 계속 겪습니다. 주님은 이러한 일을 통해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시기를 바라십니다. 오늘 독서에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 5,17)라고 하는 말씀과 같습니다. 

 

 

    저도 『하.사.시.』를 읽고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라는 말을 들은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상황은 제자들과 같았습니다. 나의 일이 되지 않았을 때는 사제가 되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제가 되기 전에는 어떤 사제도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내가 되려다 보니 걱정과 두려움이 일었습니다. 풍랑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 내 힘으로는 안 되는 거였구나!’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내 안의 주님을 깨웁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도와주십니다.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는 매일매일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성체를 통해서는 내가 하느님의 모든 것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제가 되어 느끼는 것은 내가 사제가 되는 과정에서 주님께서 일하셨다는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주님의 뜻을 따를 때는 주님께서 “내 일인데 네가 왜 걱정하니? 그렇게도 믿음이 없니?”라고 말씀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한 번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계속 일어납니다. 한 번에 새로운 사람이 되는 일은 없습니다. 유학하러 갈 때도 그랬고 교구청이나 본당에 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서 시키는 일은 그 이전에는 쉽게 보이지만, 막상 하려면 어렵습니다. 이런 과정이 자주 반복될수록 이젠 갈등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만큼 조금씩 겸손해지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게 됩니다. 점점 예수님의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말씀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주님을 만나고 체험하고 싶거든 이 원리를 역이용하면 됩니다. 먼저 나에게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 길을 선택해서 갑니다. 그러며 주님께서 맡겨주셨으니 책임을 지라는 식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나서주십니다. 이때 내 안에 그저 주무시는 주님이 아닌 능력자로서의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로라 윌킨슨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올림픽 다이빙 10m 플랫폼 여자부에서 미국에 36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준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올림픽 출전 3개월 전에 오른쪽 발뼈 부상으로 7주간 병원에 누워있어야만 했습니다. 코치는 올림픽 출전 불가를 선언했지만, 그녀는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였습니다. 중국이 16년 동안 강세가 이어지는 여자 다이빙 종목이었습니다. 총 5차전에서 2차까지 5위였습니다. 선두와 60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3차전에 최고 점수를 얻어 순식간에 선두와 격차를 줄인 대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드디어 카메라는 그녀에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다이빙대에서 서서 도약 직전까지 계속 무언가 중얼거렸습니다. 그녀가 중얼거린 것은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4,13)”였습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대역전의 비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녀는 울먹이며 “저에게 능력 주시는 분이 이 일을 하셨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사.시.』 7권 228장에서 예수님은 “착한 소원은 하느님께서 일으켜 주시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런 소원들을 일으키시는 것은 그 소원들이 실현되기를 원하신다는 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라고 하시며 당신을 드러내려 하십니다.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 참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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