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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주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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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23 조회수137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사랑으로 우리를 어려운 길로 인도하실 수도 있으시고, 고통스러운 상처와 가시를 경험하게 할 수도 있으시지만, 결코 우리를 버리시지는 않으십니다.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 옆에 우리 안에 계실 것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이 시간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은총에 감사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저녁이 되어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가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모시고 갔습니다. 자기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모시고 간 것이 아닙니다. 제자들의 순수한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선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모시려고 할 때 문제가 됩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예수님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가고,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제자들이 지녀야 할 믿음입니다.

 

그런데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믿음을 시험받게 되었습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을 접하게 되어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도와주시기는커녕 고물에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똑같은 상황에서 태연하게 주무십니다. 고물은 ‘선미’로 배가 침몰할 때 가장 먼저 가라앉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가장 위험한 곳에서 주무시고, 제자들은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며 투덜대고 불평하며 안절부절못합니다. 제자들은 바다를 잠재우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그분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고,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는 믿음을 보여 줍니다. 우리 삶의 여정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 접하게 될 때 우리 믿음을 확인받게 됩니다. 돌풍은 우리 마음속을 드러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 몰라라’ 하시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성숙을 일깨워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실제로 잠자고 있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예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제자들입니다. 그들은 신앙의 잠을 자는 것입니다. 아직 스승에 대한 온전한 믿음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잠에서 깨어나야 했습니다. 좋지 않은 순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미 우리 안에 계시지만 배 안에서와 같이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깨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마음 속에 계신 예수님을 깨워야 합니다. 예수님은 풍랑 너머를 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마르4,39) 하고 이어서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4,40). 하고 말씀하시며 제자들을 꾸짖으셨습니다. 오늘 나의 믿음의 현주소는 어디일까요? 오늘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종종 악의 세력이 거센 풍랑처럼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혼란케 합니다. 생각지 않은 우환, 어려움, 시련과 역경, 고통이 엄습할 때 혼자라는 생각에 두려워합니다. 어떤 어려움에 힘들어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곁에 계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사실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항상 옆에 계십니다. 제자들의 간청에 주님께서 잠에서 깨어 그들을 구해 주셨던 것처럼, 우리의 애원을 들어주시고 우리를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온전히 믿고 간청하며 매달려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예기치 않은 삶의 파도에서 피난처를 찾기 위해 당신께 매달리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니 저희를 살려주십시오! 하고 애타게 주님을 부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심으로써 바람과 호수를 잠재우셨습니다. 이는 당신이 바로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시끄러운 곳에 있지 않고 잠잠하고 조용한 가운데 현존하셨습니다(1열왕19,11-13). 물이 깊을수록 소리가 없듯이 신앙이 성숙한 사람일수록 잠잠하고 조용합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소란을 피우고 혼란스럽습니다. 거센 돌풍 안에서도 평정을 유지하는 이야말로 진짜 성숙한 신앙인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조용하면 불안해하는 세상입니다. 음악을 크게 틀어야 하고, 사람을 만나도 큰 소리로 떠들고 시끄러운 곳을 찾아요. 공부를 하는 사람도 시끄러운 카페를 찾습니다. 시끄러우니까 목청을 더 높이고 그야말로 소음공해입니다. 그래도 그곳이 좋다고 합니다. 성당에 안에서도 잠잠하고 조용한 가운데 하느님을 만나기 힘들어 잡담하고 왔다 갔다 부산 떨어요. 조용히 오래 머무는 것을 너무 힘들어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용하고 잠잠함에 머무는 것입니다. 침묵하며 우리의 마음을 주님으로 충만히 채우면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성경을 읽거나 성체조배를 하는 시간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믿는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믿는 대상에게 내 마음을 넘겨주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것은 하느님께 나의 모든 것을 넘겨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침묵 속에서 나의 모두를 드리고 있는가? 살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뜻을 내려놓고 주님께 나의 모두를 맞추려면 조용히 침묵 가운데 주님의 뜻을 헤아려야 합니다. 거센 파도에 집중하기보다 예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혹 어려움이 생기면 문제들에만 집착하지 말고 주님을 깨워 괴로움을 털어놓아야 하겠습니다. 아직도 불안과 두려움에 부산을 떨고 시끄럽다면 거센 돌풍을 잠재우시는 주님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불평불만 하면서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투덜대고 있다면 믿음을 성장시켜 달라고 더 간절히 기도합시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는 주님, 제 주변의 시끄러움을 잠재워 주시고 불신에서 오는 슬픔과 좌절의 거센 돌풍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의 믿음은 약하고 여전히 두렵습니다. 그러니 저를 풍랑의 세력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고, ‘두려워하지 마라’ 고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을 깨우는 일에 지치지 않게 은총을 주십시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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