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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그리스도 반석 위에 인생집 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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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27 조회수132 추천수7 반대(0) 신고

 

“기본에 충실한, 최선을 다하는 슬기로운 삶”

 

 

 

성서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내용은 시편에 이어 요즘 계속되는 마태복음 5장에서 7장까지의 산상설교입니다. 오늘로서 산상설교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뜻을 행하라, 집짓는 자들의 비유, 청중의 반응 세부분으로 이뤄졌습니다. 집짓는 자들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두 내용이 우리에게는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도 그것을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을 것이다.”

 

어느쪽입니까? 완성형 인생 집은 없습니다. 미완성형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미완성성형 인생 집입니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쓰는 강론 역시 저에겐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일에 속합니다. 그러니 방심은 금물입니다. 죽을 때까지, 살아있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날마다 인생 집 짓기에 최선을 다하는 슬기로운 삶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말마디대로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삶에 도움이 될 예화를 길다 싶지만 나누고 싶습니다. 모두 오늘 우리 믿는 이들이 특히 경청해야 할 내용입니다.

 

“미루게 될 일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은 부지런함의 기본이다. 부지런함이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에 할 수 있는 일을 저녁까지 미루지 말라는 것이다.”<다산>

 

“나는 예순다섯 번째 생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나는 지금 수준의 정신적 정서적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식생활을 절제하고 근력운동을 하며 낯선 곳을 여행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글 쓰기를 놓지 않으려 한다. 기력이 달릴 때는 남은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젊다는 말을 되뇐다. 함께 나이먹어가는 친구들에게 말한다. 나이 들면 지혜로워진다는 말을 믿지 말자고. 어리석은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고. 젊은이들이 하는 말을 경청하자고.”<유시민>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묻는 질문에서 서방국가 대부분은 ‘가족’을 꼽은 데 반해, 한국은 첫째가 ‘물질적 풍요’였다. ‘인생에서 친구나 공동체적 유대가 지니는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겨우 3%만 응답했고 최하위였다. 독서율을 보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1년에 책을 단 한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 이건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는 고려때까지 불교, 조선은 유학의 나라였다. 일본의 사무라이, 유럽의 기사도, 몽골과 이슬람의 정복전쟁등 거의 모든 문명이 ‘칼과 피’로 점철될 때 한반도에선 문치가 대세였다. 수천년동안 이 땅에서 삶의 최고가치는 독서였다.

세상을 바꾸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철학자가 되고 시인이 되어야 한다. 대화와 토론, 즉 로고스의 향연이 도처에 흘러넘쳐야 한다. 그것은 에로스의 강력한 동력이기도 했다. 지금은 먹방과 노래, 춤과 피지컬의 시대다. 연애 자체를 포기한 청춘이 수두룩하다. 단군 이래 청춘의 연애가 이토록 힘겨웠던 시절이 있을까? 사랑은 하룻밤의 열기가 아니라 창조와 교감의 열정에서 비롯한다. 출산은 그 절정에 속한다.

정말 중요한 건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다. 그들의 푸르른 청춘이 활짝 피어나야 한다. 청춘의 특권, 즉 ‘에로스와 로고스의 향연’을 포기한채 ‘자기만의 방’에 갇혀 속절없이 시들어가는 건 너무 서글픈 일아닌가? 청춘이 쇠락한 시대를 중년과 노년은 또 무슨 낙으로 살아간단 말인가? 그야말로 난세다. 특히 청년들에겐 가혹한 시절이다. 이 난세를 명랑하고 슬기롭게 건너가려면? 역시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이 곧 길이다!”<고전평론가;고미숙>

 

참으로 한결같은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책임을 다하는, 반석 위의 인생 집을 짓는 성실하고 아름다운 분이 얼마전 카톡 메시지로 보내준 감동적인 진솔한 고백을 나눕니다.

 

“불교신자였던 아오스팅씨를 세례성사를 통해 구원해달라고 만7년 묵주기도 하루에 8시간 이상씩,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기도했던 제 삼십대가 떠오릅니다. 그후 요셉수도원에서 성령받고, 통회의 눈물, 감사의 눈물을 흘리던 아오스팅씨입니다. 집에 못하나도 칠 수 없었던 남편 아오스팅씨로 거듭나면서 집을 짓는 은사를 받아 세례받고 만10년 만에 요셉수도원 성전을 지은 기적이 기도의 힘입니다. 

요셉수도원 수사님들께서 사랑해 주시고 믿어주셔서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집짓는 기적이 발생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신부님이 보내주신 강론집을 하루도 빠짐없이 읽고 묵상하며 콩나물이 자라듯이 아오스팅씨가 성숙해졌습니다. 우리 부부는 필히 요셉수도원에 감사드리고 보답을 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분들 나름대로 성실히 반석위에 인생집을 짓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정말 온전한 인생집 짓는 일은 하느님의 은총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부단한 하느님 말씀의 실천과 한결같은 간절한 기도없이는 불완전합니다. 참 좋은 의견에 완벽한 삶에 이론인데 하느님과 기도가 빠진 삶을 보노라면 참 허전한 생각이 듭니다. 궁극의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 대해 답이 없습니다.

 

지난 24일 화성에서의 배터리공장 화재 참사로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새삼 모래 위에 지어지는 집같은 위태한 가정은, 사회는, 나라는 아닌지 매사 깊이 성찰하며 점검하고 보완해야 하겠습니다. 세상 떠난 이들에게는 주님의 자비를, 남은 유가족들에게는 주님 친히 위로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주님, 주님 한다고 다 하늘 나라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 주님, 기도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함이 짝을 이뤄야 합니다. 아무리 주님의 비위를 맞추며 살았다 해도 주님의 뜻을 실행하지 않으면 자기착각의 피상적 헛된 짝사랑일뿐입니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나름대로 잘 살았다 자부하는데 이와같은 주님의 반응이라면 얼마나 충격적이겠는지요! 완전히 착각이요, 반석이 아닌 모래 위에 내 뜻대로 지은 인생 집이었던 것입니다. 나름대로 슬기롭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어리석게도 모래위에 인생집을 짓는 이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바로 제1독서 열왕기 하권의 유다 임금 여호야킨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주님의 눈에 악한 짓을 저질렀다니 그대로 모래 위에 나라집을 세웠던 것이며, 하느님 응징의 도구였던 바빌론 제국의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의 침공으로 유린되어 박살난 유다 나라입니다. 우리의 인생 집을 짓는데 참 유익한 반면교사가 되는 유다 임금 여호아킨입니다. 위기시 인생 집의 실상이 다음 복음 말씀을 통해 그대로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자는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은 모래 위에 인생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 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과연 우리 인생집은 어디에 속하겠는지요? 유비무환입니다. 우연은 없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은총과 더불어 한결같은 말씀 실행의 노력으로 그리스도 예수님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이들이 정말 슬기로운 이들입니다. 이래서 한결같은 “경청-묵상-기도-관상-실행”의 렉시오디비나 성독 수행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저는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그리스도 예수님 위에 인생 집을 짓는 마음으로 온힘과 온마음과 온정성을 다해 강론을 썼고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제 간절한 소원입니다. 우리 인생 집은 영원히 현재진행형의 미완성 상태에 있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마다 지침이 없이, 한결같은 열정과 정성으로 말씀을 실행하게 하시고 그리스도 예수님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데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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