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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마태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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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28 조회수8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마태 8,1-4)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그때에 나병 환자가 와 예수님께 절하며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그의 나병이 나았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끔 하여라.”’

 

나병은 살이 문드러지는 비참한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육체뿐 아니라 정신도 병들어 가족과 이별해야 했고 격리되어 살았다. 그러니 어느 누가 정상적인 생활을? 그러니 그 나병에 걸린 이가 치료 끝에 낫게 되었을 때, 그의 기쁨과 놀람은 어떠했겠는가? 실감할 수가 없었을 게다. 그리고 그 체험을 평생 간직하며 살았을 게다. 어떻게 그날의 감격을 잊을 수 있겠는가?

 

나병 환자와 예수님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과연 예수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무엇이든지 다 하실 게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은 왜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걸까? 왜 우리 삶은 아쉽고 부족한 것이 많을까? 그분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다 채워 주실 텐데 말이다.

 

여기서 우리 소원을 예수님께서 들어주시느냐, 그렇지 않으시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그분과 우리 관계가 가까워지느냐, 그렇지 않으냐이다. 단순히 소원 들어주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그분께서는 그냥 기도를 들어주는 기계나 부적에 지나지 않으실 수도.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를 바라지 않으시고, 당신과의 인격적인 관계로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신다. 그래서 소원을 들어주시는 것에 우리는 만족할 지라도, 그분께서는 만족하지 않으신다.

 

부모와 자녀들만 보아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자녀에게 생일 선물을 주고, 용돈을 주는 것은 자녀를 사랑하기에. 자녀가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모른 채 선물이나 용돈에만 관심을 둔다면, 그 자녀는 아직 부모님 마음을 모르는 철없는 자식일 수도. 하느님께서는 단순히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시라, 우리의 소원을 정화시켜 주시는 분이시다. 그렇다. 소원을 빌고 그에 대한 응답을 바라는 것에 그치지 말고, 소원을 들어주시는 바로 그분과의 관계에 충실하자.

 

사실 나병 환자는 가난한 이 가운데서도 가장 소외된 이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을 구분하고 소외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의 잣대다. 우리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과 잘못된 정보로 무시하는 마음으로 잣대를 만들어 구분하고, 이러한 구분이 단절과 소외를 오히려 더 크게 만들어 낸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을 멀리서 바라보거나 온갖 미디어에서만 그저 만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장벽을 깨고 그들에게 다가가 진정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 마치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고, 우리를 만져 주시기를 바라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이런 기적의 체험이 없는지? 작고 하찮은 것이라고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누구에게나 기적은 있다. 삶의 위험 속에서 얼마나 많은 기적들을 만났는지 가만히 돌아보자. 이 나병 환자는 바로 우리 모습일수도. 그러니 지금 그의 기도를 바쳐보자.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제게 속한 것을 깨끗하게 하실 수가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나병,체험,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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