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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영진 신부님_<주무신다고 해서 모르시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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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01 조회수27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그분을 따랐다.

 

그때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그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말하였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태 8,23-27)”

 

 

 

1) 이 이야기는 “예수님은 자연계도 복종시키시는

 

만물의 주님이신 분”이라는 증언입니다.

 

동시에 자신들의 믿음이 많이 부족했다는

 

제자들의 솔직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어떤 권능과 권한을 가지고 계시는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는데,

 

예수님의 명령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같은 권능과 권한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믿게 되었다.”>

 

여기서 “제자들도 그분을 따랐다.” 라는 말을,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라는 예수님 말씀에 연결해서

 

생각하면, 제자들이 몸으로는 예수님을 따랐지만,

 

아직은 온 마음과 온 삶으로 따르는 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무시면 제자들도 함께 자면 됩니다.

 

물론 전부 다 잠을 잘 수는 없고, 몇 명은 노를 저어야

 

하지만, 어떻든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모든 것을 예수님과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무신 것은, 하루 종일 사람들을 가르치고

 

병자들을 고쳐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는 일을

 

하시느라고(마태 8,16) 피곤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제자들을 믿으셨음을 나타내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어부 출신들이 있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믿으셨기 때문에 편안하게 주무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실력을 믿으셨는데, 제자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못 믿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겸손이 아니라, ‘믿음의 부족함’에 속한 일입니다.>

 

또 한 가지, 예수님께서 주무셨다고 해서

 

제자들의 상황을 모르셨던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큰 풍랑과 파도가 일어난다는 것과

 

그 바람과 파도가 제자들을 죽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셨고, 그래서 그렇게 주무셨던 것인데,

 

그들은 예수님께서 알고 계시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고,

 

자기들이 죽게 되었다고 겁에 질렸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큰 풍랑과 파도 때문에 배가 침몰하고

 

사람들이 죽는 상황을 많이 겪었거나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예수님에 대한 신앙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2)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라는

 

말만 보면, 믿음이 좀 부족하긴 했지만 제자들이 예수님을

 

믿었고, 예수님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말은 27절의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라는 말과 합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도 모르면서, 즉 예수님의

 

권능에 대한 믿음도 없으면서 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따라서 이 말은 예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 기도를 하시든지, 무엇을 하시든지 간에,

 

자기들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시라고 재촉하는 말입니다.

 

다른 복음서를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을 비난하는 말만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마르 4,38; 루카 8,24).

 

<믿음도 없이 바치는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빈말’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믿으니까 주님께 기도합니다.

 

안 믿는 사람이라면 아예 기도하지 않겠지만,

 

혹시 기도하더라도 그것은 기도를 흉내 내는 것이고,

 

기도를 흉내 내는 것은 ‘빈말’입니다.

 

구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면, 구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기도하고 있다면 주님을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3) 예수님께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노를 저어라.”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바람과 호수를 꾸짖어서

 

고요하게 만드셨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의 믿음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로 해석됩니다.

 

<바람과 호수를 내버려 두어도, 고생은 좀 하겠지만,

 

아무도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면, 굳이 일부러

 

바람과 호수를 고요하게 만드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신 것은, 당신의 권능을 계시하심으로써

 

제자들에게 당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믿음도 은총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경우를 보면,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났을 때,

 

주님께서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만 하셨고,

 

폭풍우 자체를 막아주지는 않으셨습니다(사도 27장).

 

 

 

4) 누구든지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시련과 고난을

 

겪기도 하고 ‘뜻밖의 불행’을 겪기도 합니다.

 

그런 일들을 ‘사람의 힘’으로 물리치거나 극복할 수 있다면

 

기도하지 않아도 되지만, 많은 경우가, 사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사람의 힘’으로는 극복하기가 어렵고

 

‘하느님의 힘’과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께 ‘내 곁에’ 계셔 달라고 청하는 기도가 아니라,

 

‘내가 믿음을 잃고 주님을 떠나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해 달라고 청하는 기도, 또는 ‘내가 흔들림 없이 주님 곁에’

 

고요하게 머무를 수 있게 도와달라고 청하는 기도.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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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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