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고난회 김준수 신부님의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마태오 10, 7 - 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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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승 | 작성일2024-07-10 | 조회수111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10,8) 예전 공동체를 방문하셨던 손님 신부님이 강론 중에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성서에서 가장 중요한 동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생각하느라 꾸물대는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동사는 바로 ‘come & go: 와라 그리고 가라’고 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와라 보라고 부르셔서 당신과 함께 머무르도록 하셨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제자들을 이제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예수님은 ‘가라’ 하고 하십니다. 열두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예수님은 다음 세 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0,8~10) 하늘나라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함에 있어서,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10,8)라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것은 물론 유대인들의 관습을 따르는 말씀이었지만, 그것보다는 가르침을 필요한 민중들의 가난한 현실적인 상황 판단에서 기인하고 고려한 가르침이었다고 봅니다. 지금껏 갖가지 질병으로 가난과 고통으로 짓눌려 살아 온 이들에게 무엇을 요구한다는 자체가 사치이자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대에 따라 다른 적응이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복음을 선포할 때, 복음 선포자가 주님으로부터 거저 받았으니 그 풍부한 가르침이나 능력을 베풀 때 가난한 이들에게 거저 주어라, 하신 것이며,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주님을 선포하는 사람의 특권이자 특은입니다. 가르치고 전하면서 복음 선포자가 느끼고 깨달은 삶의 기쁨과 보람을 어찌 물질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전대 곧 돈을 지니고 다니지 말라고 주님께서 가르치신 의도는 복음 선포자가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할 때, 세상적인 것에 의존하지 말라는 뜻으로 새겨들어 봅니다. 복음 선포자의 필수 항목은 세상적인 물질이나 물건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의 은총과 사랑을 선포하는 것임을 강조하신 것이라고 봅니다. 마치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러 나갈 때 “칼과 표창과 창이 아닌 오직 오직 하느님의 이름으로 나아간”(1사17,12~54) 것처럼 복음 선포자도 세상적인 것이나 인간적인 것이 아닌 하느님께 대한 믿음 곧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손수 마련해 주신다는(야훼이레 창22,14참조) 마음으로 하느님만을 온전히 신뢰하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라는 가르침이라고 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일꾼이 먹을 것을 제공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일꾼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그의 생활을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생활의 안정이 되지 않는다면 이 집 저 집으로 전전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말이 생겨나서 공동체 내 갈등과 불화를 초래할 수 있기에, 예수님께서도 어느 고장에 가거든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10,11)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당부하신 배경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하느님의 사람은 물질적인 것에 결코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는 점과 하느님의 백성은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을 합당하게 돌봐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무릇 하느님의 섭리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 맡기고, 오직 자기 소임에 충실하면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채워 주시고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떠나가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에디트 슈타인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무슨 일을 원하실 때는 반드시 그 일을 할 수 있는 힘도 주신다.”하고 하였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1,1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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