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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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7-12 | 조회수14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마태 10,16-23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온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소식을 들은 이들이 하느님을 믿고 회개하며 그분 날개 밑으로 모이게 함으로써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을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당신과 함께 그 일을 할 동료이자 일꾼으로 우리를 세상에 보내시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주님 뜻에 따라 산다는 게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여러 유혹과 온갖 위험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은 재물과 성공에 대한 욕망에 휘둘려 알면서도 걷지 못하는 ‘구원의 길’을 우리가 걷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못마땅하게 여기고, 시기 질투하며, 그 길을 제대로 걷지 못하도록 박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야 할 우리를 안쓰럽게 여기시는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해야 모진 박해를 이겨내고, 굳은 신앙을 끝까지 잘 간직하여 구원받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첫째, 뱀처럼 슬기롭게 행동하라고 하십니다. ‘선악과 사건’ 이후로 사람과 원수지간이 된 뱀은 사람이라는 존재를 극도로 경계하게 되었지요. 즉 이 말씀은 사람을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함부로 믿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함부로 믿어버리기에 상처받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을 믿는 것과 같습니다. 그를 바라보는 내 시선, 내 판단, 내 생각이 옳다고 믿기에, 그 교만과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필요이상으로 기대하고 바라며 의지하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게’ 되는 겁니다. 상처는 자기가 스스로에게 입혀놓고 그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원망하지요. 그렇게 그와 나는 ‘원수’가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을 믿지 말라고 하십니다. 사람은 용서하고 이해하며 사랑할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어야 할 분은 오직 하느님 아버지 뿐입니다.
둘째, 비둘기처럼 순박해지라고 하십니다. 사람을 믿지 않는 대신 하느님을 믿으라는 뜻입니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재보거나 따져보지 말고, 내 기호나 취향에 따라 ‘좋고 나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리라고 굳게 믿으며, 그분 뜻이라면 일단 받아들이고 따르라는 뜻입니다. 마치 부모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철썩 같이 믿는 순박한 어린 아이처럼 말이지요. 복잡하게 머리를 굴려가며 계산해봐야 어차피 삶은 내 뜻과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우리 삶의 참된 기쁨과 행복은 내 뜻과 계획이 이뤄지는데서 오는게 아니라, 나를 위해 준비하신 하느님의 뜻과 섭리가 실현되는데서 오지요. 그러니 내 안에 계신 성령께서 이끄시는대로 단순하고 솔직하게 살며, 하느님 뜻에 비추어 ‘예’ 할 것은 ‘예’하며 따르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하며 배격하면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하느님 나라에 가까워지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리 떼 한 가운데로 당신 양떼를 보내실 때, 결코 양들만 보내시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착한 목자이신 그분은 반드시 당신 양떼와 함께 계시지요. 우리는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 뜻에 따라 사는게 힘들고 괴로워도, 어렵고 손해보는 거 같아 억울해도, 우리와 함께 계시며 앞장서 이끄시는 주님을 잘 따라가면 반드시 그분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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