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그런 사람, 그런 체험이 있습니다.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사람, 생각만 해도 연민의 정이 북받쳐 오르는 사람. 나를 통해 이 세상에 온 그, 그 오랜 기간 나와 일심동체이던 그, 잠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던 그. 매일 먹이고 씻기고, 달래고 재우던 그, 어찌 보면 나의 분신이요 나와 하나이던 그, 그가 힘들면 나도 힘들고, 그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그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던 그. 아마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호세아 예언서는 우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지닌 그런 주님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호세아 11,4, 8) 우리가 사랑하는 자녀들이나 연인을 그토록 귀하게 여기고 애지중지하듯이 우리 주님께서도 우리 각자를 그렇게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하십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귀히 여기시는지, 얼마나 총애하시는지에 대해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럭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태 10, 29-31) 따라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무시하고 하찮게 여긴다 할지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귀히 여기시겠답니다. 우리의 창조주요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신 주님께서 우리를 세상 끝날까지 기억하시겠답니다. 더 은혜로운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우리 인간들의 사랑과는 격이 다른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우리가 주고받는 사랑처럼 작거나 모순되지 않습니다. 자기중심적이거나 편협되지 않습니다. 그 사랑은 한없이 큰 사랑, 한결같이 일관된 사랑, 지극히 이타적이고 영원불멸하는 참사랑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