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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한눈팔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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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13 조회수90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오직 당신께 의지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의지하는 만큼 주님의 사랑을 체험케 됩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면 실망하고 상처를 안고 살지만, 주님께 의지하는 이는 ‘하는 일마다 잘될 것’입니다. 이 시간 각자에게 주어진 주님의 소명을 일깨우고 그분의 바람을 살 힘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냥 빈손으로 보내신 것이 아니라, 먼저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어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를 파견 한 이유는 “하늘의 온갖 영적인 축복을 주심”과 당신의 가르침, 즉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서입니다. 그 사명은 열두제자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이어집니다. 우리는 이미 주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였고 마귀를 끊어버리고 허례허식을 끊어버리겠다고 약속했으며 그 기초 위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주님의 능력을 입었고 파견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선포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온갖 유혹 앞에서 하느님의 선택받은 사람으로서 꿋꿋해야 합니다.

 

사도들을 파견하신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파견하십니다. 그러므로 세상 것에 매이지 말고 천상 것을 추구하는 의로움을 통해 주님을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내 마음 안에서 주님은 어떤 존재입니까? 마음을 사로잡고 기쁨을 주며 힘을 주시는 분입니까? 아니면 그렇게 만드십시오! 그분은 우리를 지켜줄 힘과 능력을 지닌 분입니다. 성경은 "네가 하는 일을 주님께 맡겨라. 계획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잠언16,3).하고 선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둘씩 짝을 지어 파견하셨는데 짝을 지어 파견한 것은 서로의 협력으로 선교의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명 이행의 객관성과 증언 내용에 대한 진실성을 보장해 주는 관례입니다. 이것은 동시에 공동체성을 상기시켜 주며 복음의 선포는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물론 홀로 있어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연약합니다. 그래서 함께하면서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고 서로의 연약한 마음을 붙들어 주어야 합니다. 둘이 함께하는 것은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가야 할 길을 갈 수 있도록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우리도 혼자 독불장군으로 일하지 말고 협력자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제자들을 파견하기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길을 떠날 때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습니다. 이것은 한마디로‘한눈팔지 마라!’오직‘주님의 말씀에만 의지하라’는 당부입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주님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에 대한 애착을 아예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소유하는 것이 많으면 당연히 하느님께 가는데 소홀해지기 마련입니다.

 

실상 필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주님께 의지하여 도움을 청하고 주님의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먹을 것, 입을 것)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당에 나오면 뭐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하고 왔는데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일에 신부님으로부터 잔소리 듣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거기다 돈도 내야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정직하게 살려고 하니 손해 보는 느낌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기도하러 왔는데 왜 그리 말이 많고 설치는 사람이 많은지… 밖의 세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 길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 주님은 눈에 보이는 힘을 비울 때,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채워주십니다. 더 큰 마음의 자유와 기쁨과 평화를 주십니다.

 

물론 의로움을 선택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접하기도 합니다. 고지식한 사람,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습니다. 그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세상의 것과 천상의 것은 서로를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하느님의 뜻은‘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 답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은총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당장의 결과나 성과에 얽매이지 말고 삶의 자리에서 충직하길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고 주님의 뜻을 기다리면 열매는 주님이 주십니다. 그저 주님께 맡기면 됩니다. 내가 흘린 수고와 땀은 주님께서 차고 넘치도록 헤아려 주실 것입니다. 근본을 얻으면 일의 결과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법입니다. 따라서 농부가 온종일 땀 흘리며 고랑을 파듯 주님의 말씀 속에 있는 생명의 길을 파는 농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열심히 일해 어떤 좋은 결과를 이루었을지라도 가까운 이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면 낙담과 실망에 빠져서 일할 의욕을 잃고 손을 놓아 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고향에서도 환영받지 못했고, 사람들은 음모를 꾸미고 심지어 죽이려고도 하였지만 그러한 상황 안에서도 당신의 일을 한결같이 행하셨습니다. 우리도 누가 무어라 해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합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 가정은 하느님의 말씀과 더불어 사랑의 생활을 하는가? 점검하고 사랑의 삶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가? 데리고 사는가? 자문하며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하느님의 영적 축복을 전하며 또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 주시리라"(시편37,5).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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