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반영억 신부님_주님의 일을 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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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7-16 | 조회수77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노자는 “알면서도 모르는 게 으뜸이요, 모르면서 아는 게 병통”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는 것을 제대로 쓰지 않으면 아는 것이 병입니다. 오히려 모르는 게 약입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영광은 사라지고 자신이 드러나기를 바랍니다. 그는 종종 ‘내가 무엇을 했다.’고 으스댑니다. 그러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철부지처럼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셨다,’고 합니다. 진정 우리가 하는 일이 ‘나의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주님께서 나를 당신의 필요에 쓰십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내가 커지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필 때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배척받았습니다. 소위 잘나고 똑똑한 내로라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최고였기 때문에, 주님의 가르침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철부지들에게는 받아들여졌습니다. 그야말로 촌사람, 별 볼 일 없는 못난이들은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에게는 단순함이 있었고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겸손이 있었기에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것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오늘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 고위직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살아온 면모가 드러납니다. 잘난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로라하는 사람이 감추어진 부정이 더 많게 보입니다. 자녀를 위한다고 좋은 학군으로 위장전입을 하고, 절세를 노린 쪼개기 증여, 부모 찬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평범한 이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들입니다. 불법으로 물질을 챙기고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 서로를 헐뜯고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존경받아야 할 무리에서 뻔뻔한 사람이 생각 외로 많아 평범한 사람들을 허탈하게 합니다.
그러나 때 묻지 않은 철부지들은 새로운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야말로 잔머리를 굴리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단순한 사람을 미덥게 여기십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많아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는 것이 남을 등쳐먹는 데 사용되지 않고, 남을 풍요롭게 하는데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성경에서 ‘안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물을 꿰뚫는 통찰력을 가리키며 친숙해지는 것, 그리고 감정을 이해하며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결국 알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을 포함합니다. 또한 남녀가 결혼을 통해 가장 깊이 만나는 것을 ‘안다’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안다고 하는 것은 당신의 사랑으로 충만히 채워주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다는 것은 곧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하느님을 알기 때문에 순수함을 회복하고 더 많이 사랑할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고 하셨고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마태11,27). 고 말씀하심으로써 예수님과 하느님과의 긴밀한 관계를 알려주셨습니다. 그 아버지에 관해서 아들인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예수님을 그리고 그분이 알려준 아버지를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분을 알리기 위해서 그분을 알아야 하는데 그 첫 자세가 “어린이와 같이”(마르10,15)단순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단순하면 할수록 하느님의 뜻을 더욱 잘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전할 수 있는 은혜가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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