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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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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5 조회수85 추천수5 반대(0) 신고

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 4,7-15 

 

형제 여러분, 

7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8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9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10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11 우리는 살아 있으면서도 늘 예수님 때문에 죽음에 넘겨집니다.
우리의 죽을 육신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12 그리하여 우리에게서는 죽음이 약동하고 여러분에게서는 생명이 약동합니다.
13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말하였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똑같은 믿음의 영을 우리도 지니고 있으므로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말합니다.”
14 주 예수님을 일으키신 분께서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일으키시어 여러분과 더불어 당신 앞에 세워 주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5 이 모든 것은 다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은총이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20,20-28 

 

20 그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고 무엇인가 청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이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2 예수님께서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24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
25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27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28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주님 섬기기'>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질그릇에 담긴 보물의 비유'를 통해서 그리스도로 인한 고난과 영광에 대해서 전해주고 있습니다.

곧 질그릇처럼 깨어지기 쉬운 인간이지만, 그 속에 담긴 복음의 능력으로 결국에는 승리를 거두고 영광을 입을 것임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온갖 환란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2코린 4,8-10)

오늘 복음에서는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의 열정과 투신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지나치리만큼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하리만큼 강렬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마시게 될 잔을 같이 마시겠다고 선뜻 나섭니다.

 

그들의 어머니 역시 대단한 열망을 가졌습니다.

자식을 향한 그의 사랑과 열망은 다른 이들에게 눈총이 될 만큼 차고 넘쳤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열망과 투신을 나무라시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이를 보고 화를 내는 다른 제자들을 불러놓고서 당부하십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마태 20,26-27)

‘섬기는 사람이 높은 사람이 되고, 종이 되는 사람이 으뜸이 된다.’는 이 말씀을 바꾸어 말하면, 섬기지 않기 때문에 높은 사람이 되지 못하고, 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으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 됩니다. 

결국 섬기는 사람이 섬김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아니 우리의 발을 씻기시고, '먼저' 우리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끝내는 당신께서 섬기신 제자들에게 배반당하고도 그들을 죽기까지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참으로 당신께서는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 20,28)고 하신 말씀처럼, 섬기셨습니다. 
그러니 섬김을 받기보다 마땅히 '먼저'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섬기기 위해서는 먼저 내려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먼저 자신을 낮추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종’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단지 낮은 자라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도, 누군가를 희생으로 도와주고 봉사한다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도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섬긴다는 것은 자기만 낮아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며, 나아가 상대방을 받아들여 경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죄인 하나도 소중히 여기셨습니다.

길 잃은 양 한 마리도, 부러진 갈대도, 꺼져가는 심지도 결코 하찮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교회라는 그리스도의 학교에서 '주님 섬기기'를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묘하게도 섬기는 사람은 섬기는 그 사람을 닮아갑니다.

곧 섬기면서 섬기는 그분이 되어갑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을 섬기면 예수님이 되어가고, 진리를 섬기면 진리가 되어갑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요한 13,20)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내 곁에 있는 내 형제를 섬김으로써 '주님 섬기기'를 배워가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먼저 사랑하는 마음이요, 소중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마태 20,23)

 

주님!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제 몸에 당신 생명이 담겨 있음을 잊지 말게 하소서.

언제나 당신의 죽음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당신과 함께 죽음으로써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오늘도 제 몸이 으깨지고 부서져 당신의 생명을 피워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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