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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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7-26 | 조회수6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 마태 13,18-23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오늘 복음은 엊그제 수요일에 들었던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 대해 예수님께서 해설하시는 내용입니다. 엊그제 강론할 때도 땅의 상태 하나하나에 대해 언급하기보다는 말씀의 씨앗을 ‘일단’ 내 마음에 심고 어떻게든 가꾸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오늘 강론을 준비하면서도 땅의 세세한 상태보다는 말씀의 씨앗이 내 안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인 ‘깨달음’에 대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도입부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누구든지 하늘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여기서 ‘깨닫는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하늘나라가 무엇인지 그 복잡하고 심오한 진리를 깊이 알고 이해하게 된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렇기에 하늘나라에 관한 말씀, 즉 구원의 기쁜 소식을 깨닫는다는 것은 주님 말씀에 대해 깊이 알고 이해하게 된 것을 아는대로, 이해한 만큼 실천에 옮긴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런 꾸준한 실천을 통해 내 삶을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나간다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놀라운 신비, 심오한 진리라도 아는 만큼 실천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가까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진정으로 믿는다면 그분 뜻을 따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내가 옳다고 믿는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나는 언제든 틀릴 수 있으며 오직 주님의 뜻만이 진리임을 마음으로 고백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는 자아 안에 갇히지 않고 주님을 향해, 구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자기 뜻과 생각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나 자신을 비우는 만큼 주님께서 나를 차지하시고, 주님께서 나를 차지하시는만큼 내가 변화될 수 있음을 알기에 그렇습니다.
한편 오늘 복음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님은 다시 한 번 ‘깨달음’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능력이나 조건이 좋은 사람이 더 좋은 결과를 낸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말씀을 들어도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맺는 열매의 양이 다르다는 뜻이지요. 마음을 더 활짝 열고, 귀를 더 쫑긋 세워 주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며, 시간 되는대로 기회 닿는대로 그 말씀이 뜻하는 바대로 살고자 노력할 때 주님께서 그런 나를 통해 더 놀라운 일을 이루신다는 겁니다. 그러니 ‘신앙’과 ‘생활’을 따로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신앙과 생활이 온전히 하나된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주님의 사랑 안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튼튼한 나무가 되어야겠습니다. 신앙생활은 대단하고 특별한 게 아니라 그저 ‘믿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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