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8 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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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08-03 | 조회수186 | 추천수3 | 반대(0) |
지난 7월 9일에 휴가를 떠난 부주임 신부님이 이번 주 목요일에 돌아옵니다. 건강하게 잘 돌아 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제가 보좌신부로 있을 때도 휴가를 갔습니다. 당시에는 월요일에 가서 금요일에 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주일을 껴서 휴가를 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여름 행사를 마치면 주로 바닷가로 가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습니다. 겨울 행사를 마치면 산으로 가서 스키를 타거나, 산행을 했습니다. 시간도 흐르고, 세상도 바뀌어서 요즘은 주일을 포함한 휴가를 가곤합니다. 휴가를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건강입니다. 건강하지 못하면 휴가를 즐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휴가는 몸이 떨릴 때 보다는 마음이 떨릴 때 가라고 합니다. 둘째는 시간입니다. 지나치게 바쁘면 시간을 낼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 빠듯하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휴가를 간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 이런 광고도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 휴가를 떠나라!’ 셋째는 여유입니다. 휴가를 가려면 비용이 필요합니다. 휴가 중에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이 있어야 합니다.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에게 휴가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넷째는 친구입니다. 혼자서 휴가를 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친구와 함께 휴가를 떠납니다. 저도 피정은 혼자서 간 적이 있지만, 휴가는 늘 친구와 함께 다녔습니다. 바쁜 일상을 떠나서 몸과 마음을 여유롭게 재충전하는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것도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휴가는 주차장이 아닙니다. 휴가는 주유소와 같습니다. 주유를 마치면 차는 다시 목적지로 떠나기 마련입니다. 휴가라는 주유를 마치면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당은 주차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성당에 와서 영적인 말씀을 듣습니다. 성당에 와서 기도합니다. 그렇게 영적인 주유를 마치면 가정으로, 직장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내가 받은 영적인 충만함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누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인도의 간디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는 존경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존경하지 않습니다. 간디의 눈에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수레바퀴를 굴리면서 살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에게 먹을 양식이 없다고 불평하였습니다. 일용할 양식이 없다면 삶의 수레바퀴를 굴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만나’를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일용할 양식의 문제가 해결되어도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늙게 되고, 뜻하지 않지만 병이라는 친구가 불쑥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삶의 시계가 멈추고 우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갑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운명입니다. 이런 삶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참된 신앙인이 아닙니다. 부처님은 이런 삶의 수레바퀴를 벗어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삶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야만 비로소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쩌면 우리 신앙인들은 ‘인생’이라는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인생이라는 휴가에서 영적인 주유를 잘 마치고 우리의 본향인 영원한 생명에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배움이 많아도, 신앙이 깊어도, 오랜 수도생활을 했어도 우리는 이 짧은 휴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돌아가야 할 곳을 모르고 방황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은 무엇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 양식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난날의 생활 방식에 젖어 사람을 속이는 욕망으로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여러분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새 인간을 입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새 인간을 입는다면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존경한다. 같은 마음으로 그리스도인을 존경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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