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모 승천 대축일 나해]
이전글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다음글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오늘의 묵상 (안소근 실비아 수녀) |1|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15 조회수70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모 승천 대축일 나해] 루카 1,39-56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오늘은 우리가 사랑하고 공경하는 성모님의 승천 대축일입니다. 즉 성모님께서 지상 생애를 마치고 하늘나라에 올라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옛날에는 성모님의 승천을 예수님의 승천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입을 ‘몽’자에 부를 ‘소’자를 써서 “몽소승천”(蒙召昇天)이라고 불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맡기신 소명을 ‘다 이루신’ 후 당신 스스로 하늘나라로 오르신 것과는 달리,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은총과 축복을 받았기에 승천하실 수 있었다는 겁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오르신 하늘은 우리도 올라가야 할 하늘이고, 또한 올라가게 될 것임을 믿고 희망하며 오늘 이 축일을 지내는 것이지요. 오늘 전례의 감사송은 그런 우리의 믿음에 대해 이렇게 노래합니다.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나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승천과 성모님의 승천 사이에 스스로냐 아니면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서냐라는 차이가 있는 것처럼, 성모님의 승천과 우리의 승천 사이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이는 교리적으로는 물론 신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기에, 우리는 이에 대해 분명히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차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육신의 부패를 겪었는가 아닌가의 차이입니다. 우리 인간은 죽은 다음 육신의 부패를 겪고 난 뒤에야 종말의 순간 부활하여 하늘로 올라가지만, 성모님은 육신의 부패를 겪지 않고 하늘로 불려 올라가신 겁니다. 오늘 전례의 감사송은 그런 우리의 믿음에 대해 또 이렇게 노래하지요.

 

“모든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의 아드님께서 동정 마리아의 몸에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태어나셨기에 주님께서는 마리아의 몸이 무덤에서 썩지 않도록 섭리하셨나이다.”

 

성모님의 ‘육신이 썩지 않았다’는 내용 때문에 성모님에 대한 다른 ‘믿을 교리’들처럼 성모 승천에 관한 믿을 교리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생 동정’을 그저 순결이라는 육체적 의미로만 바라보지 않고 ‘평생동안 변치 않고 한결 같았던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라는 영적 의미로도 이해하는 것처럼, 성모님의 시신이 썩지 않았다는 말도 그저 육신의 부패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물질적 의미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성모님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리고 평생을 사신 다음에도 죄에 물들지 않았기에 죄로 인한 영적 부패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영적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지요. 그랬기에 지체 없이, 즉시 하늘로 올라가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알게 모르게 짓는 죄 때문에, 그리고 제대로 보속하지 않고 남아있는 죄의 흔적 때문에 바로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연옥에서 정화의 시간을 거치는데, 성모님은 그런 고통스런 정화의 시간을 거치지 않도록 특별한 은총을 입으신 겁니다.

 

어머니 뱃 속에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도록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은총을 받으셨고, 심지어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연옥을 거치지 않고 즉시 천국에 오르시도록 특별한 은총을 입으셨다고 하니 그런 성모님이 너무나 부럽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영적 금수저’인 성모님과 ‘영적 흙수저’인 나 사이에 결코 따라잡을 수 없어 보이는 큰 격차 때문에 포기하거나 절망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아주 큰 오해입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받는 은총은 우리도 세례성사를 통해 받았고, 본죄에 물들지 않도록 인도받는 은총은 우리도 고해성사를 통해 받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이 ‘직천당’하신 건 그분만 ‘특별대우’를 받아서가 아니라, ‘무염시태’ 때 받은 은총의 씨앗을 평생동안 잘 간직하고 가꾸신 것이 승천 때에 열매를 맺은 것이지요.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지니고, 그분의 뜻이 내 안에서 내 삶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순명하면 됩니다. 

 

* 함 승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