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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수레바퀴 웅덩이의 붕어 / 따뜻한 하루[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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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08 조회수74 추천수3 반대(0) 신고

 

 

송나라 사상가 장자(莊子)가 생활이 어려워, 위의 감하후를 찾아가 경제적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에 감하후는 '얼마 후 봉토에서 수확물이 올라오면 금 삼백을 빌려주겠소.'라고 했습니다.

 

당장 생활이 급한 처지의 장자가 굳은 표정으로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어제 길을 가는데 누가 다급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기에 주위를 살펴보니

수레바퀴에 움푹 팬 곳의 물기 없는 웅덩이에 붕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붕어는 자기 신세가 다급하니 물 한 바가지만 떠 달라고 통사정하였습니다.

하도 안쓰러워 붕어에게 며칠 기다리면 내가 강물을 끌어다 주겠다 했습니다.

 

그러자 붕어가 크게 화를 내며 지금 목을 축일 물 한 모금만 겨우 있으면 되는데,

나중에 그 많은 물이 무슨 소용이냐며 차라리 나를 건어물 전에서 찾으라 했습니다.

 

학철부어(涸轍鮒魚),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있는 붕어의 매우 곤궁한 처지를 뜻합니다.

이 말은 때로는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사람에게 큰 도움보다는,

지금 나의 작은 미소와 작은 손길, 나의 작은 마음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겁니다.

 

작은 일의 큰 도움은 예수님의 벳자타 못 가의 병자 치유에서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다리저는 이, 눈멀고 팔다리 말라비틀어진 이들이 많았습니다(요한 5,2-9).

그들은 물이 출렁거릴 때, 맨 먼저 들어가는 이만이 건강할거라고 믿는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이를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하고 묻습니다.

물이 출렁거릴 때, 제가 가는 동안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갑니다.”하고 그가 답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일어나 네 들것 들고 걸어가거라.”하자 그가 곧 건강하게 걸어갑니다.

 

이에 유다인들이 낳은 그에게, “오늘은 안식일이니 걷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하고 말합니다.

그가 나를 건강하게 해 주신 예수님께서,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셨소.” 하고 답하자,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어기셨고 스스로를 하느님처럼 여겼다며 죽이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수레바퀴 웅덩이의 붕어나 서른여덟 해나 벳자타 못 가의 앓는 이나 급한 처지입니다.

거기에 강물을 끌어오거나, 물이 출렁일 때까지 기다리는 태도는 어리석기 그지없습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데는 분명히 경중에 따라, 완급을 두어 처리해야 합니다.

아무리 착한 일이 작다 해서 방관하지 말고, 반면 악한 일 역시 작다면서 해서도 안 됩니다.

 

감사합니다. ^^+

 

 

태그 장자,학철부어,벳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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