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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이제는 움켜쥔 것을 놓아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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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09 조회수84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제는 움켜쥔 것을 놓아야 할 일입니다>

 

앞 장면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한 것이며,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선언하셨습니다(루카 6,5). 

이어지는 오늘 복음에서도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드러내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는지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루카 6,9)

그들이 입을 열지 않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손 오그라든 사람’에게 말합니다. 

“일어나 가운데 서라.”

(루카 6,8)

예수님께서는 어둠 속에 숨어있는 저희를 빛으로 불러내십니다. 

당신 면전으로 불러내십니다. 

 

자비와 치유에로의 부르심입니다.

생명과 구원으로의 부르심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손을 뻗어라.”

(루카 6,10)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란? 

마치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 가슴에 자기 뜻을 꼭 움켜쥐고 있듯이, 손에 무엇인가를 꼭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며, 움켜쥐고 있는 바람에 형제들과 주고받고를 못하고 있는 불통을 의미합니다. 

또한 자신을 꼭 쥐고 있어서 완고해져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하느님과 형제들과 단절되어 있음을 말해줍니다. 

묘한 것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손을 꼭 쥐고 태어납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에덴에서부터 쥐었습니다. 

‘선악과’를 손에 움켜쥐었고, 교만과 불순명과 탐욕을 움켜쥐었습니다. 

 

곧 ‘손 오그라든 이’는 죄에 물든 모든 그리스도인의 표상입니다.

사실 선악과를 따먹고 높아지려 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추락이었습니다.

금단을 어기고 자유를 행사했지만,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속박이었습니다.

욕심을 부려 자신을 채웠지만, 그것은 오히려 단절과 죽음이었습니다.

 

결국 움켜쥐는 것은 추락이요 속박이요 죽음이었습니다.

그러니 오그라든 손을 편다는 것은 단지 움켜쥔 것을 놓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놓고서 고통과 은총의 못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께서 손을 펴시어 십자가에서 못을 받아들이시고, 구원의 피, 화해의 피를 흘리심을 의미합니다.

 

이제 첫 아담이 움켜쥔 손을 펴시고 새 아담이 되심을 말해줍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오그라든 손을 편다는 것은 구원을 받아들임을 의미합니다. 

오늘 우리는 손을 펴고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사랑을 건네주기보다 자애심과 이기심을 채웠던 우리의 손을, 위로하기보다 돌팔매질했던 우리의 손을 뻗어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이제는 움켜쥔 것을 놓아야 할 일입니다. 

마음을 풀고 손을 펴야 할 일입니다. 

그분을 마음에 품고 구원된 자로 살아야 할 일입니다. 

하오니, 주님!

제 손이 당신 구원과 사랑을 건네는 손이 되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손을 뻗어라.”

(루카 6,10)

 

주님!

주고받을 줄 아는 복된 손이 되게 하소서!

주고 싶은 것만 주고, 받고 싶은 것만 받는 손이 아니라,

주고 싶지 않아도 주고, 받고 싶지 않아도 받는 손이 되게 하소서!

선악과를 움켜쥔 탐욕과 불순명의 손이 아니라,

못과 창을 받아들인 사랑과 신뢰의 손이 되게 하소서!

움켜 쥔 것을 나누어주고, 손을 뻗어 당신의 사랑과 구원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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