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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추석 명절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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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17 조회수68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랑의 만남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사랑은 존중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을 절제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합니다. 상대방을 항상 이해할 수 없고, 항상 옳지도 않겠지만, 의견이나 성격이 다른 경우에도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명절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추석 명절은 무엇보다도 감사하는 날입니다. 하느님과 조상님들을 기억하고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날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혈육의 조상뿐 아니라 천상의 삶에 눈을 뜨게 한 신앙의 조상들도 기억합니다. 부모와 이웃에 감사하고 그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명절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이므로 종교의 신념을 표현하는 제례 방법이 다릅니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이 서로 자기의 신념을 강요한다면 갈등만 커질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며 가족 서로 간에 성숙한 사랑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특별히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합니다.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분을 만납니다. 하느님을 만나고 그 안에서 부모, 형제, 친척, 이웃을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랑의 정을 키우는 날입니다. 아무쪼록 지금 내가 여기에 있음을 감사하고, 명절을 통한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기뻐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생명의 근원이신 부모의 은혜에 대한 보은에 남다른 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정성껏 봉양하고 효도함은 돌아가신 후에도 제사를 통해서 계속되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으로써 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지 생이 계속됨을 믿었고, 살아 계실 때같이 가족공동체와 계속 유대 관계를 지닌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사는 죽은 이들을 계속 공경함으로써 효도를 이어가는 방법이며 결국 제사의 의의는 은혜를 갚음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하느님의 계명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이나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예를 드리는 것은 신앙에 위배 되지 않습니다. 이는 죄나 우상숭배가 아니고, 아름다운 미풍양속입니다.

 

생전에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성균관’에서 명예학위를 받게 되셨는데 매스컴은 추기경님께서 과연 성균관의 예법에 따라 절을 할 것인가? 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추기경님께서는 서슴없이 절을 하셨습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예를 갖추었다면 그게 우상숭배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천주교는 제사 문제로 박해를 받았습니다. 조상 공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우상숭배로 판단하였기 때문에 조상제사를 철폐하였고 이는 부모의 은덕을 망각하는 인륜을 저버린 짐승만도 못한 무리라고 하여 천주교 신자는 죽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1939년 12월8일에 이르러서야 교황청은 “조상의 제사는 우상숭배가 아닌 조상에게 효성을 표시하는 미풍양속이며 민족의 훌륭한 유산이므로 수용해야 하고 토착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아픔이 컸습니다. 사실“제사의 근본정신은 선조에게 효를 실천하고, 생명의 존엄과 뿌리의식을 깊이 인식하며, 선조의 유지를 따라 진실된 삶을 살아가고, 가족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게 하는데 있습니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제134조1항).

 

그렇다면 우리 천주교회의 전통적인 제사는 무엇입니까? 미사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 아버지께 온전히 바치신 십자가의 죽음을 제사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희생제물, 향기로운 예물로 바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시며 이 제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명하셨습니다. 미사 안에서 지속됩니다. 명절에는 특별히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아직 천상의 영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 연옥에 계시는 분이 있다면 우리의 기도와 희생으로 하루빨리 하느님 나라에 서 천상 복락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위령미사는 바로 교회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 자비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주 미사 봉헌을 하여 효를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아니면,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고유한 미풍양속인 제사를 봉헌하며 세상을 떠난 조상이나 부모, 형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꼭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참고로 불교의 49재를 말씀 드립니다. 49재는 한마디로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에 치르는 불교식 제사의례, 즉 불공입니다. 석가모니께서는 25세에 출가하여 6년의 고행을 한 후 득도하여 48년간 설법을 하셨고 49년째에 세상나이 80세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49라는 숫자가 중요하고 또 불교에서는 윤회설을 믿는데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49재를 치르는 날 사이의 기간을 ‘중유’라고 하여 이 기간에 생전의 업에 따라서 다음세계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즉 모든 중생은 천상, 인간, 축생, 아수라(싸우다),아귀(다툼),지옥의 여섯 세계를 윤회하며 이 가운데 아수라, 아귀, 지옥을 ‘삼악도’라 하여 고통과 지옥으로 가득찬 세계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 49재는 죽은 자가 삼악도에 들어가지 않고 보다 나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비는 불공입니다. 49일째 모든 것이 마지막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그날을 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49재 미사를 봉헌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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