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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우리의 삶의 현장이 신앙을 증거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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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0 조회수85 추천수2 반대(0) 신고

<우리의 삶의 현장이 신앙을 증거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1784년 이승훈이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후부터 1886년에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기까지, 약 100년 동안에 순교한 이들 중에 11명의 성직자와 92명의 평신도, 모두 103 위께서 1984년 5월 6일에 시성되었고, 그 외에도 약 1만 명의 순교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성인품에 오르지 않은 모든 순교자들을 포함하여 기념하는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순교자들이 살았던 그 당시의 법은 부정부패와 약자에 대한 횡포를 방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조장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질서, 곧 정의와 자비와 사랑에 대한 가르침은 그 당시의 인간과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부조리를 한 순간에 걷어내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주는 일이었으며, 진정한 사회 개혁 운동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는 말합니다. 
“순교자의 피는 악마들을 묶어버리는 쇠사슬이며 악마의 목덜미를 조이는 족쇄이다”

오늘 제1독서는 의인들이 비록 세상에서 고통을 당하더라도 하느님과 함께 사랑 속에서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하며, 제2독서는 세상의 어떠한 세력도 예수 그리스도 사건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사랑의 대헌장'을 들려줍니다. 


이는 순교의 본질이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에 있음을 밝혀줍니다. 

우리의 순교자들은 바로 이 '하느님의 사랑'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 믿음을 굽히지 않고 모진 형벌을 당하고, 목숨을 바쳤으며, 그리하여 그들은 교부 테리툴리아누스가 말한대로, '순교는 믿는 이들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랑은 고통을 당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사랑하는 데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곧 하느님 사랑은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사랑하시고 고통을 통하여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위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살아계시고, 우리 앞에 서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신다는 것을, 또한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우리를 동행하시며, 고통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면서 사랑하기를 가르쳐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선조들이 걸은 이 '순교'의 길은 비록 그 모습은 다르다 할지라도 바로 오늘날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오늘 복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루카 9,23) 예수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의 순교와 희생의 삶이 일회적이 아닌 연속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순교는 매일의 삶 속에 벌어지는 지속적인 사건이요, 또한 '참된 삶은 긴 순교'임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하느님을 위하여 자신의 일생을 봉헌하고 자신의 뜻을 바치는 백색순교와 진리와 이웃을 위해 매일의 삶 안에서 자신을 나누는 봉사와 사랑의 녹색순교로 죽음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본회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그리스도가 우리를 부르는 것은 죽음에로 부르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순교정신을 되살려 '순교'(martyr; 증거)라는 말 뜻 그대로, 우리의 삶의 현장이 신앙을 증거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루카 9,23)

 

주님!

제 자신을 버리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을 갑니다.

제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권능을 믿는 일,

제 자신이 아니라 당신께 신뢰를 두는 일,

이토록 제 자신을 바치는 일,

그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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