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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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09-20 | 조회수87 | 추천수4 | 반대(1) 신고 |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루카 8,1-3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요즘은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는게 예전처럼 어렵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연관된 단어 몇 개로 검색만 잠깐 하면 해당분야에서 나름 전문가라는 사람이 지식을 쉽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잘 조직하여 전달해주기 때문입니다. 밥을 다 해서 숟가락으로 떠먹여주듯이 지식을 전해주니 그저 열심히 강의 영상을 보기만 하면 되지요. 이처럼 쉽고 편하니 지식을 늘리기가 참 좋겠다 싶은데 막상 유튜브 강의를 통해서는 지식의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답니다. 보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지루하면 구간을 건너뛰어 버리거나 영상을 몇 배속으로 빨리 돌려가며 ‘수박 겉핡기’식으로 보기에 머릿 속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겁니다. 나중에 그 영상을 다시 보면 어디서 본 기억은 나는데 정작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질 않으니 봤어도 본 게 아닙니다. 그런건 지식이라고 할 수가 없지요.
비단 어떤 것을 머리로 배울 때에만 그럴까요? 삶에서 중요한 참된 가치를 이해하고 수용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더해져야 그 가치가 지닌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진정으로 ‘나의 것’이 되는 겁니다. 주님을 따르는 신앙생활도 그렇습니다. 주님에 대해 잘 알기 위해, 그분 뜻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따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만 신앙생활이 주는 참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지요. 그런 노력을 하는걸 귀찮고 억울하게 여기면서, 마치 감나무 아래에 가만히 누워 입을 벌리고 그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게으른 아이처럼, 주님께서 내 마음 안에 신앙의 기쁨과 보람을 떠 먹여주시기만을 기다리면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런 자세로 임하면 세상에서 신앙생활만큼 지루하고 무의미하며 무가치한 일도 없을 겁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자기들에게 무엇인가를 해 주시기를 바라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자기들이 주님을 위해, 그분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해 드릴 수 있는지를 열심히 찾고 실행했지요. 그 결과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사랑을 충만하게 누리며 기쁘게 그분을 따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의 이름이 복음서에 기록되어 후배 그리스도 신앙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녀들의 이름은 ‘생명의 책’에도 기록되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맘껏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이 부럽다면, 그녀들처럼 되고 싶다면, ‘최소한의 신앙생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하느님을 위해 봉헌하고 희생하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기꺼이 기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만큼 신앙생활의 진면목이 보이고, 그것을 통해 누리는 보람과 기쁨이 커지는 법입니다. 비단 신앙생활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다 그렇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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