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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아무도 등불을 켜서 ~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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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3 조회수138 추천수5 반대(0) 신고

'씨 부리는 사람의 비유'에 이어지는 오늘 복음 말씀은 ‘말씀을 들은 자에 대한 지시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사항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루카 8,16)

여기에서 ‘등불’은 하느님 말씀을 비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곧 ‘말씀’이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요 빛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오리게네스는 ‘그릇’은 영혼의 능력을, ‘침상’은 몸을, ‘등경’은 거룩한 교회를 표현한다고 해설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면 그것은 세상 만민을 비추고, 진리의 빛으로 집 안에 있는 이들을 밝히며, 모든 사람의 마음을 거룩한 지식으로 채우게 된다.”

그러니 '침상'인 우리의 몸으로 말씀을 가려서는 안 될 일입니다.

또한 '그릇'인 우리의 능력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덮어서도 안 될 일입니다.

 

사실 '말씀'은 숨겨 덮어지지도 감추어 가려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마태 5,14)처럼 감추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집안을 가장 잘 비출 수 있는 곳에 거룩한 교회인 '등경'을 올려놓고, 말씀인 '등불'을 켜서 밝혀두어야 할 일입니다.

'말씀'은 빛이 되어 온 집 안과 집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을 비추어 밝혀줄 것입니다.

 

그 빛은 우리의 뼈와 살을 가르고, 우리의 생각과 속셈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숨겨진 것들을 드러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루카 8,17)

그렇습니다. 

이토록 ‘말씀’은 빛이 되어 세상과 우리를 비출 것입니다. 

그리고 빛과 진리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말씀의 등불'은 거룩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진정 말씀의 비추임을 받은 영혼은 더욱 더 많은 열매를 맺고 더 밝게 빛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루카 8,18)

그렇습니다.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듣는지’가 중요합니다. 

 

율법학자가 “스승님,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하고 여쭈었을 때, 예수님께서 “율법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느냐? 너는 그것을 어떻게 읽었느냐?”(루카 10,26)라고 되물었던 것처럼, ‘무엇을 들었는가?’ 못지않게 ‘그것을 어떻게 들었는가?’, ‘무엇을 보았는지’ 못지않게 본 ‘그것을 어떻게 보았는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곧 ‘믿음과 사랑으로 희망하여 들었는지’가 ‘문자적 의미’를 넘어 ‘영성적 의미’에 따라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들은 바를 믿고, 믿는 바를 실천함으로써 실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루카 8,18)이라는 말씀을 알아듣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아무도 등불을 켜서 ~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루카 8,16)

 

주님!

말씀을 제 안에 가두어 두거나 제 발 아래에 두지 않게 하소서.

제 한량한 능력으로 당신 말씀의 권능을 덮지 않게 하소서.

아무 것도 당신 말씀보다 낫게 여기지 않게 하시고, 말씀의 빛으로 살고, 빛에 속한 이로 살게 하소서.

제 삶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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