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고난회 김준수의 신부님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루카 9, 1 - 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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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승 | 작성일2024-09-24 | 조회수74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9,3) 1964. 9. 14일 미국 성 십자가 관구(=미국 시카고) 소속 고난회 수도자 2명이 이 땅에 도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복음’의 씨앗을 척박한 토양에 뿌렸습니다.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 저희 관구는 지난 2000년 5월, 중국의 공산화로 말미암아 1950년 초반 추방된 중국에 선교사 2명을 다시 파견함으로 중국 선교를 새롭게 시작하였습니다. 현재는 중국 형제들이 서안에 수도원과 아울러 여러 본당에서 선교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가 된다, 는 것은 예수님과 같은 삶을 살며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임을 함께 묵상했습니다. 즉 예수님과 같이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고 하느님의 일을 하며, 예수님과 같은 삶의 방식으로 살고 예수님과 하나 되는 삶을 산다, 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9,3)하고 권하고 있습니다. 복음 선포자 곧 선교사가 선교지로 파견될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다는 것’은 복음 선포자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즉 선교는 아무것도(=세상적인 재물) 지니지 않는 것, 곧 무소유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삶의 방식이며, 또한 복음 선포자들에게 필요한 삶의 방식이며 태도입니다. “그분은 부유하셨지만,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분이 가난해지심으로써 여러분은 오히려 부유하게 되었습니다.”(2코8,9) 복음 선포자가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떠난다는 것은 오로지 동행하시는 예수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에 그리고 성령의 힘에 자신을 내어 맡기면서 시작하라는 의미이겠죠. 더 나아가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자기를 위해서 사용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부유하게 해 주기 위해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복음 선포자가 가난(=영적으로 비워있다면)하면 가난할수록, 더 많은 것을 다른 이에게 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선교는 쉽지 않으며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사막을 맨발로 걷는 일과도 같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분명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9,3)하고 하십니다. 그것은 사람의 도움에 목매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사람들의 지원보다는 하느님의 이끄심에 의지하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을 믿고 재물을 의지하다 보면 실망이 돌아옵니다. 헛소리가 들리며 잡음이 생깁니다. 주님께 매달려야 안정과 평화가 함께 합니다. 다만 솔로몬 임금과 같은 마음으로 선교사도 선교에 필요한 것을 매일 주님께 간청하여야 합니다. 즉 선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부귀와 명성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알고 하느님의 뜻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비록 짧지만, 베트남에서 선교사로 살아 본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선교사가 너무 물질적으로 궁핍하면 많은 분심과 걱정으로, 하지만 너무 부유하다 보면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모든 일을 다 자신이 한 것인 양 교만과 자만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 하시며, 심지어 지팡이마저도 지니지 말라 하십니다. (9,3참조) 지팡이는 지친 여행자에겐 몸의 의지가 되는 것이며 길을 걸을 때 위험(=동물이나 뱀)을 물리쳐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팡이마저도 지니지 말라 하심은 철저히 하느님께만 의지하라는 당부 말씀입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파견된 제자들에게는 당신이 주신 그 능력과 권한만 있으면 된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9,1) 그 엄청난 일은 지팡이 가지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주님의 능력만이 그 유일한 답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지팡이 대신 모든 귀신을 쫓아내고 병 고치는 능력과 권한을 주신 것입니다. 과거 선교사로 파견되셨던 분들이나 내일 선교지로 떠날 분 그리고 자기 삶의 자리에서 선교할 우리 모두 다 하느님만을 의지하고, 하느님의 힘과 권한만으로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증거하는 선교사가 되도록 합시다. 오직 하느님 말씀의 지팡이에 의지하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주머니를 채우고, 인습적이고 관습적인 사고방식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그리스도의 마음과 정신으로 갖춘 새 옷 한 벌만을 입고서 길을 떠나도록 합시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걱정하지 말고 오직 주님께서 마련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데로 하느님과 하느님의 은총만을 믿고 신뢰하면서 길을 떠나도록 합시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9,3) <주님, 당신의 복음 선포자들이 빈손으로, 빈 가방으로 떠날지라도 당신께서 언제나 어디서든지 채워주실 것을 믿고 또 체험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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