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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하느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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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5 조회수163 추천수7 반대(0) 신고

 

“복음선포와 회개, 믿음과 치유”

 

 

“주님, 당신의 말씀은 내 발에 등불,

 나의 길을 비추는 빛이 오이다.”(시편119,105)

 

빛이자 길이요 꿈이자 희망이신 주님을 잊어 표류하고 방황하기에 죄도 많고 병도 많은 세상입니다. 우선적으로 찾아야 할 바 빛이자 길이요 추구할 바 희망이자 꿈입니다. 예수님의 평생 꿈이자 희망이, 평생 화두가 하느님의 나라였습니다. 아니 예수님 자체가 하느님의 나라 꿈의 실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시공을 초월하여 역시 우리에게도 영원한 궁극의 꿈이자 희망입니다. 예수님을 닮아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 천국이옵니다”

 

제가 자주 되뇌이는 행복기도 한 대목입니다. 예수님께 파견받은 열두 제자들처럼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제자리에서 주님과 함께 살아내야 할 하느님의 나라의 선물입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주님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열두 제자를 불러 모든 마귀를 쫓아 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신 똑같은 파스카의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이런 힘과 권한을 주십니다. 

 

목적은 단 하나 열두 제자들과 똑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이요 병자들의 치유입니다. 하느님의 나라 목표가 뚜렷하니 삶은 아주 단순합니다. 소유의 삶이 아니라 전적 포기의 존재의 삶, 참 자유로운 삶입니다. 

 

역시 안주의 삶이 아니라 도상(途上)의 삶, 순례자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믿는 이는 모두가 ‘길가는 사람’, 도인(道人)입니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삶도 고이면 썩습니다. 끊임없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흘러야, 떠나야 삽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삶도 행복도 자유도 선택입니다. 말그대로의 무소유는 아닐지라도 이런 무소유의 정신으로 무집착의 초연한 이탈의 가난한 삶을, 자유로운 삶을 선택하여 사는 것입니다. 무엇에도 매이지 않고 집착함이 없이 활동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복음의 마지막 대목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주셨다.’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와 함께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치유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복음 선포의 양상은 다 다릅니다. 오늘 지금 여기 자리 잡고 있는 내 삶의 제자리가 하느님 나라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 그러니 언젠가의 그날이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사는 것입니다. 

 

제1독서 잠언의 가르침이 하느님의 나라를 살려는 우리에게 참 적절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모두 순수하고, 그분께서는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에게는 방패가 되어 주십니다. 이런 하느님께 두 가지를 간청하는 것입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참으로 공감이 가는 간청의 기도입니다. 

 

“저는 당신께 두 가지를 간청합니다. 제가 죽기 전에 그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허위와 거짓말을 제게서 멀리하여 주십시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순수와 자족의 겸손과 무욕의 삶을 간청하는 내용이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에게도 참 적절하고 이어 계속되는 내용도 더욱 공감이 갑니다. 간청하는 자는 변질, 부패될지도 모를 마음 때문에 불안해 합니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있든 없든 부패와 타락이 없는 시종여일 한결같은 감사와 겸손, 절제의 삶이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지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깨어 회개와 더불어 하느님 나라와 치유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쁨과 평화, 감사와 겸손의 삶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1,15).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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