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신부님_때를 아는 지혜와 겸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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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9-27 | 조회수167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나의 반석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주님은 나의 사랑, 내 성채, 나의 산성 구원자, 방패시요 나의 피난처”(시편144,1-2)
얼마 전에 이어 제46차 해외 사목 여정차 9.26-9.29일까지 룩셈부르그와 벨지움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모든 때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은 적절한 때에 가톨릭 교회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물하셨고, 또 당신의 때가 되자 해외 사목방문을 하게 하십니다. 교황님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주옥같은 제목들입니다.
“섬김, 선교, 그리고 기쁨은 복음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룩셈부르그는 평화를 위한 협력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교황은 새로운 인문주의를 퍼뜨리기위해 룩셈부르그를 방문한다.” “교황의 벨지움 방문은 ‘들음과 만남’의 계기가 될 것이다.”
때를 아는 것이 지혜요 겸손입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하느님의 때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과연 여러분의 생애를 압축할 때, 일일일생(一日一生), 일년사계(一年四季) 어느 때에 있습니까? 이런 때에 대한 확인이 오늘 지금 여기서 거품이나 환상이 걷힌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게 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제1독서 코헬렛은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때에 대해 적절한 가르침을 줍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기뻐할 때가 있다.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고, 간직할 때가 있고 던져 버릴 때가 있다.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고, 전쟁의 때가 있고 평화의 때가 있다.”
때를 아는 것이 지혜요 때가 될 때까지 겸손히 기다리는 것이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때에 최선을 다해 협력하며 노력하는 것도 믿는 이들의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드셨고 우리 마음속에 시간 의식도 심어주셨습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때요 믿음의 눈으로 보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다 좋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시도 생각납니다.
“햇빛 밝은 날은 햇빛 밝은 날대로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모든 날이 다 좋다 주님 늘 함께 계시기에”<2023.10.21.>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좋습니다. 계절 한가운데 주님이 계시기에 봄,여름,가을,겨울 모두가 다 좋습니다. 그러니 주님이 늘 함께 계시고 모든 날이 다 좋기에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오늘 충실하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됩니다. 다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그날에 최선을 다하며 됩니다. 하느님은 때의 대가이자 달인입니다. 금세기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물하신 하느님은 오늘 기념하는 16세기 모든 자선 단체의 수호성인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를 교회에 선물하셨습니다.
빈첸시오는 프랑스 말로 ‘승리자’라는 뜻이라 하는데 정말 영적승리자로 사셨습니다. 물론 사랑의 승리입니다. 이분의 전생애가 온통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 활동의 삶이었습니다. 그는 어려부터 가난한 이를 돕기를 무엇보다도 즐겼으며 자기 천성을 잘 보전하고 지켜서 자선과 박애 사업에 일생을 송두리째 투신했습니다. 루이사 드 마릴락을최초의 수녀원장으로 모신 사랑의 자매회도 설립했습니다.
성인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의 주님이시고 스승이라고 가르쳤고, 이것이 존경심과 헌신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이유이며, 가난한 이들을 찾아갈 때는 겸손과 소박과 사랑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인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만나는 모든 사람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보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하느님의 때를 기다릴줄도 알았습니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빈첸시오는 아주 성미가 급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만일 하느님의 은총이 없었다면 딱딱하고 쌀쌀하며 거칠고 까다로운 사람이 되었을 것이나, 은총으로 온화하고 애정으로 가득 찬 사람이, 다른 이의 요구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업적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 성인은 1660년 9월27일 오늘 잠자듯이 79세 나이로 고요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교황 글레멘스 12세에 의해 1737년에 시성되었고, 레오 13세는 그를 1885년 모든 자선단체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합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제때에 이뤄진 일입니다.
복음에서 보다시피 하느님을 닮은 예수님 또한 때의 달인이자 대가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혼자의 깊은 기도가 때를 아는 지혜를 주셨음을 깨닫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하면서도 필요시 혼자 깊이 기도하신 주님이요 오늘 복음에서도 기도가 끝나 때가 되자 제자들에게 당신의 신원을 확인시킵니다.
베드로에게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라는 고백을 받아낸후 즉시 수난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면서 제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내다보며 늘 오늘 지금 여기서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최선의 때를 사신 주님이셨습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았던 베네딕도 성인 역시 언제나 하느님의 때를 사셨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모두 순례여정중 하느님의 때를 살게 하십니다. 하루하루가 하느님의 귀한 선물입니다. 오늘도 비움을 지극히, 고요히 함을 두터이 하면서, ‘꽃같은 하루 꽃같이, 시같은 하루 시같이’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피시나이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헤아리시나이까? 사람이란 한낱 숨결 같은 것, 그 세월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사옵니다.”(시편144,3-4).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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