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수철 신부님_바람직한 지도자상
이전글 대구 대교구 나기정다니엘신부의 편지(23) - 연중 제26주일 (9월 29일)입니다.  
다음글 양승국 신부님_이주민과 난민을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합시다! |1|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9 조회수113 추천수6 반대(0) 신고

 

“너그러운, 나누는, 죄에 단호한 지도자”

 

“주님의 계명은 마음을 기쁘게 하고,

 주님의 법은 환하시니 눈을 밝혀 주도다.”(시편19,9)

 

오늘은 참으로 소개할 사항이 많습니다. 오늘은 연중 제26주일이라 대천사 축일을 못 지냅니다만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미카엘, 미카엘라, 가브리엘, 가브리엘라, 라파엘, 라파엘라 세례명을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인사를 전합니다. 저에게도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참 좋은 분들이 떠오릅니다. 오늘 주일 미사때 기도하며 봉헌하려 합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바람직한 지도자상’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역사상 이런 성인 지도자들을 많이 지녔었으며 지금도 곳곳에서 이런 지도자들을 만납니다. 우리 신자들은 주님에 이어 이런 훌륭한 지도자들을 보고 배우니 참 큰 복입니다. 오늘 연중 제26주일은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모든 시대에 그러하였듯 우리 시대 이주민, 난민들안에서, 하느님 백성으로서 나그네라는 자신의 고유한 본성을 발견할 수 있고, 영원한 본향을 향해 나아가는 하느님 백성의 살아있는 표상을 볼 수 있으며, 이주민과 만남은 곧 그리스도와의 만남이다.”라 말씀하시며 이들에 대한 환대와 배려를 촉구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역시, “이주민에 대한 존중과 환대, 그리고 보호는 곧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며, 저출산과 고령화 위기가 예견되는 한국 사회 미래에 이주민들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임을 강조했습니다. 참으로 너그럽고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아 마음과 시야를 한없이 멀리, 넓고, 깊게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한구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지난 9월23일 1974년 출범하여 숱한 위업을 이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설립 50주년을 맞이하여 교회 지도자로서의 시의적절한 축하메시지 일부를 나눕니다. 

 

“앞으로도 하느님의 사제로서 성교회의 복음 정신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정진하시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러 계층의 소외된 이들을 돌보며, 구체적 사랑을 실천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매우 긴급하고 절박한 과제인 하나뿐인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는 생태환경 보존을 위해서도 힘을 모아주시기를 빕니다.”

 

또 한 분 좋은 지도자들 소개합니다. 독일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 예레미아스 슈레더(59세) 총재 아빠스가 9.14일, 세계 베네딕도회 수도원 소속의 215명 남자 수도원장들과 대표 수녀들 22명이 모인 가운데 선거에서 베네딕도회 총연합 수석 아빠스로 선출되었습니다. 명실공히 전 세계 2만2천여명의 베네딕도회 회원을 대표하게 되었고, 수도공동체에 보낸 서신도 일부 나눕니다.

 

“젊은 수도자로서 그동안 저는 우리 삶의 선교적 성격이 우리의 위대한 수도원 전통에 그리스도 중심의 긴박함을 더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것이 저에게 영감과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저는 수백명의 형제, 장상, 비서, 선교총무들, 그리고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소박한 수도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저의 당선은 여러분께서 저에게 주신 이러한 배경과 경험과 관련이 많습니다. 이제 저는 총연합 전체를 포용할 수 있도록 마음과 생각을 넓혀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요셉수도원에도 수차례 방문한바 있는 참으로 탁월한, 공과 사가 분명한 바람직한 교회의 사람이자 전 세계 베네디도회 총연합의 지도자가 된 예레미야스 슈레더 아빠스입니다. 39세쯤 오틸리엔 수도원의 아빠스로 시작하여 20년동안 경륜을 쌓으면서 그 능력이 검증된, 수개 국어와 소통에 능통한 세계적 지도자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신자들은 나이에 관계 없이 이런 훌륭한 교회 지도자들을 통해 믿음과 희망과 사랑, 그리고 순종과 섬김, 겸손과 지혜, 그리고 맡은바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배웁니다.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도 이런 교회 지도자들을 통해 보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연중 제26주간 미사중 셋의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배웁니다. 바로 제1독서 민수기의 모세를 통해, 제2독서의 야고보 사도를 통해, 그리고 무엇보다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참으로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배웁니다. 모두의 공통점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았다는 것입니다.

 

첫째, 자비롭고 너그러운 지도자입니다.

모세와 예수님이 서로 닮았습니다. 두분 다 참으로 넉넉하고 너그러운 분들로 마음 넓기가 하늘같고 바다같습니다. 젊을 때부터 모세의 시종으로 일해 온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영이 내려 예언하는 엘닷과 메닷을 말려야 한다는 간청에 모세의 답변이 참 통쾌합니다.

 

“너는 나를 생각하여 시기하는 것이냐?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의 영을 내려 주셨으면 좋겠다.”

 

여호수아는 자신의 편협함을 부끄러워하며 너그러운 모세로부터 크게 보고 배우며, 모세의 후계자로서 지도자 수업에 충실했을 것입니다. 여호수아와 똑같은 역할을 복음의 요한이 그렇게 합니다. 같은 일행이 아닌 자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이를 막아보려 했다고 의기양양해 하는 요한에 주시는 주님의 말씀이 그대로 모세를 닮았습니다. 

 

“막지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그가 누구든 공동선에 기여한다면 막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느님을 닮은 너그러운 사람이라면 그런 이를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며, 환대하며 기뻐할 것입니다. 덧셈 관계의, 상생(win-win)의 달인이자 대가인 지도자 예수님이자 모세입니다. 이것 저것 부족한 것, 단점만 생각하는 부정적 뺄셈의 지도자라면 살아 남을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둘째, 나누고 섬기고 배려하는 지도자입니다.

부자들을 질책하는 야고보 사도는 구약의 정의와 사랑의 예언자들을 닮았습니다. 재물에 노예되어 인간 품위를 상실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야고보 사도입니다. 바로 나눔과 섬김, 배려의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부자들이여! 그대들의 재물은 썩었고 그대들의 옷은 좀 먹었습니다. 그대들의 금과 은은 녹슬었으며, 그 녹이 그대들을 고발하는 증거가 되고 불처럼 그대들의 살을 삼켜 버릴 것입니다. 

마지막 때에도 그대들은 재물을 쌓기만 하였습니다. 보십시오. 그대들이 가로챈 품삯이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그대들은 이 세상에서 사치와 쾌락을 누렸고, 살육의 날에도 마음을 기름지게 하였습니다.”

 

삶의 중심 자리에 주님이 아닌 재물이 자리하고 있는, 탐욕의 무지에 눈이 먼, 탐욕에 중독된 참 어리석은 부자들입니다.

 

셋째, 죄에는 단호한 지도자입니다.

한없이 관대하고 너그러운 예수님이지만 죄에는 단호합니다. 평범한 신자들에게 죄의 유혹과 죄의 결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작은 불씨가 온 산을 불태우듯 죄도 그러할 수 있습니다. 죄에 중독되어 죄인줄 모르고 사는 대로 생각하며 돌아올줄 모른다면 돌아올 수도 없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 친히 하시는 말씀이 충격적이니 그렇게 죄의 해악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나를 믿는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이대로라면 천국은 불구자들 뿐이겠습니다. 그러니 문자 그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죄가 얼마나 끔찍한지 깊이 깨달아 단호히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라는 충격요법의 표현입니다. 젊고 힘있을 때 죄이지, 늙고 힘없고 병들었을 때는 결코 죄를 짓지 말아야 할 것이니 상처가 오래 가고 치유에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약까지 먹으면서 은총으로 사는 처지에 죄를 짓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좋은 지도자뿐 아니라 참으로 참사람답게 하느님을 닮은 품위의 사람, 향기의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가을인생에 접어든 분들은 가을의 품위와 초연함으로 살 일입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믿는 이들에게는 기도의 계절, 공부의 계절입니다. 사람되는 공부, 성인되는 공부, 군자되는 공부입니다.

 

“군자가 정성을 보존해 생각하고 삼간다면 평안해져서 온몸이 마음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다산>

 

그러니 지도자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은 너그러운 삶, 나누는 삶, 죄에 단호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로 주님을 닮아가게 하면서 죄의 방패역할을 해 주십니다.

 

“주님, 당신 말씀은 진리이시니,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소서.”(요한17,17).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