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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나를 믿는 이 작은 이 가운데 하나라도~”(마르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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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29 조회수98 추천수4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9/29) : 연중 제 26 주일

* 제1독서: 민수 11, 25-29. *제2독서 : 야고 5,1-6

* 복음 : 마르 9, 38-43, 45, 47-48

38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40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4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42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 43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4)45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6)47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48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

* <오늘의 강론>

연중 26 주일입니다.

오늘 <제1 독서>에서는 모세와 그를 돕는 일흔 명의 원로를 뽑아 일하시고자 하십니다. 그런데 원로로 임명받은 두 명은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한 채, 그들의 진영에서 하느님의 영을 받고 예언하게 됩니다. 그러자 여호수가가 모세에게 그들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모세는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주님의 영을 내려주었으면 좋겠다.”(민수 11, 29)고 말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받듭니다.

흔히, 우리는 교회의 본질과 운영방식에 대하여, “교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성령주의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교회가 단순한 사회적 단체나 조직이 아니며, 그 본질은 하느님과의 관계, 그리고 성령의 활동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말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바로 ‘성령의 주도성’을 보여줍니다. 여호수아는 인간인 자신이 아니 영을 받은 그룹으로서 ‘자신들만의 특권의식’을 지니고 싶어 하지만, 모세는 오히려 온 백성에게 영이 내려지기기를 바랍니다.

<제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물질적 소적 삶에서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의 전환을 요청합니다. 재물은 하느님이 주신 축복이지만, 그것이 주인의 손에서 사용되는 도구가 되어야 하며, 자신을 만족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부유한 자들에 대한 회개와 변화를 요구합니다.

“부자들이여! ... 그대들의 재물은 썩었고 그대들의 옷은 좀먹었습니다.”(야고 5,1-2) 참조)

오늘 <복음>은 두 개의 단락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앞 단락>에서, 요한은 <제1독서>의 여호수아와 마찬가지로 마귀를 쫓아내는 이들을 보고는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보려고 하였습니다.”(마르 9, 38)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요한은 ‘저희’라는 말을 세 번이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그를 보았고, 그는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고, ‘저희’는 그를 막으려고 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요한이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하고 말하는 것은, 다른 이들을 제자그룹에 끼어주고 싶지 않는 ‘제자임에 대한 특권의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는 이가 우리를 따르는 이가 아니라 하여 그를 막는’ 제자들의 옹졸한 마음을 질타하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그를) 막지 마라”(마르 9,39)

사실,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교회 안에는 여러 분파들이 사도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처럼, 제자들은 자기들만이 선택된 자라고 생각하기 싶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특정 분파나 집단에 국한되지 않음을 밝히십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활동이 더욱 확장될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또 신앙의 지평이 넓고,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신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제1독서>에서 원로들의 항의에 대한 모세의 태도에서, 또 <복음>에서 제자의 옹졸한 행동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에서 보여주듯이, 신앙공동체 안에는 하느님을 섬기는 다양한 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활동을 지지하고 격려하며 연대와 협력을 촉진하고, ‘다양성 안에 일치’라는 교회정신을 실천해야 할 일입니다.

자칫, ‘나는 해도 되지만, 너는 안 된다’는 ‘특권의식’이나, ‘우리는 되지만, 너희는 안 된다’는 내로남불의 ‘편파의식’은 참으로 오만하고 이기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하느님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구원하시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모든 이를 당신 ‘협력자’로 모으십니다. 곧 교종이나 주교, 성직자나 수도자, 세례 받은 신자들만을 당신의 협조자로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나’만을 혹은 ‘저희’만을 위해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기”(2코린 5,15)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 교회가 독점되어서도 안 되고, 배타적이어서도 안 되는 까닭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뿐만 아니라, 원수마저도 받아들이는 혁명적인 전환을 요청하십니다. 하물며, 자기 형제들을 막는 일은 더 더욱 안 될 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뒤 단락>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모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마르 9,42)

결국, 오늘 <제1독서>에서는 권위의 독점에서 오는 갈등을 보여주며, <제2독서>에서는 재물의 독점에서 오는 악행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지닌 독점과 독선의 태도를 바로잡아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영적인 삶의 여정은 우리 자신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독점과 독선의 악을 성령의 힘으로 정화하고 정련하는 여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오니,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 51,12)

다른 이들이 저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좋은 일을 막지 않게 하소서!

좋은 일은 나만이 해야 될 것인 양 독점하지 않게 하소서!

오히려 그들이 더 좋은 일을 더 많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하소서!

비록 그들이 생각이 다르다 해도, 우리에게 속해 있지 않다 해도,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게 하소서!

이제는 제 손과 발이 그들을 가로 막는 도구가 아니라 친교를 맺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제 눈이 그들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하고 용서하고 사랑하게 하소서!

제 자신의 구원만을 바라보지 말고 남들의 구원도 바라보며, 그들이 나에게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제 마음을 제 자신에게 붙들어 매지 않고, 당신께 꼭 붙들려 매여 있게 하소서!

오늘, 제 몸과 마음을 절단하고 수술하시어,

온 몸이 망가져 사라질지라도 더 귀중한 당신의 생명이 살아나게 하소서. 아멘. 

 

“나를 믿는 이 작은 이 가운데 하나라도~”(마르 9,42)

주님!

자신의 구원만을 바라보지 말고

남들의 구원도 바라보게 하소서!

남들이 나에게 걸려 넘어지지 말게 하소서!

남들을 죄짓게 하지 말게 하소서!

남들의 구원을 도울 때라야

비로소 자신이 구원됨을 알게 하소서.

마음을 제 자신에게 붙들어 매지 않고,

남들을 향하여 있는 당신께 꼭 붙들어 매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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