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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랑으로 기다리고 참는 예수님 마음 /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루카 9,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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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30 조회수81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랑으로 기다리고 참는 예수님 마음 /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루카 9,51-56)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까지는 걸어서는 사흘 정도 걸리는데 사마리아를 질러가야 했다. 그런데 그 지방은 과거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갈렸을 때 북에 속해 있었다. 이 지역은 일찍이 아시리아 침공 이후 혼혈 지역이었고, 혼합 종교를 신봉하던 터라 유다인들은 그들과 상종하려 하지 않았다. 더욱이 사마리아 지방인들은 주님을 섬기는 장소도 예루살렘이 아니라 그리짐 산이었기에,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으로 가는 예수님 일행을, 그리 반갑게 맞을 수가 없었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정하시고는 심부름꾼들을 당신에 앞서 미리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위해 사마리아인의 마을로 갔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에.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마을로 돌아서 갔다.’

 

이렇게 예수님의 제자들은 여러모로 의기양양하였다. 그동안 예수님의 수많은 기적들을 체험하고 능력을 보았기에. 그들은 그분과 함께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들은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임금이 되시어 이스라엘을 다스릴 시대가 오리라는 기대마저 가졌을지도. 그런데 예루살렘 가는 그 길,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막힌 거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여정 중에 들른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 일행을 그리 달갑게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장차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의 그 왕림을 거부하였던 거다. 우리의 영적 여정 중에 하느님의 은총이 어떻게 오는지 깨닫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믿음의 삶에서 참으로 중요하다. 야고보와 요한 사도는 사마리아인들의 그 태도에 저들을 불살라 버립시다.”라고 예수님께 물었지만, 그분께서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며 당신의 길을 다른 길로 가셨다.

 

그것은 유다인들의 일반 정서와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인들에게까지 아무런 차별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으셨다. 그런 예수님을 그들이 이런저런 핑계로 거부하자 제자들이 격분한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 힘과 세력을 느낀 제자들은 이번 기회에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들을 불살라 버리고 싶었으리라. 가뜩이나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마리아인들이 여느 예언자들보다 더 위대하신 예수님께서 가시는 그 길을 막으니, 그들을 혼내 주는 게 마땅했을 게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다른 이방인보다는 조금 더 가깝게 생각했어도, 절대 동족으로 여기지 않았고 심지어는 이방인으로 멸시하였다. 거기에 들어서신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냉대 받는다. 이에 화가 난 제자들은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 사람들을 불살라 버리려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것은 그분께서는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용서하러 오셨고, 세상을 벌하시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기에.

 

예수님의 길은 정의를 내세워 폭력으로 누르고 뚫고 가는 길이 아니다. 사랑의 길이 당당히 아니면 돌아서 가는 것이 그분의 여정의 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다리고 참으며 끝내 사랑하는 것이 그분이 지니신 마음이다. 제자들처럼 우리 역시 잠재된 분노와 폭력성이 정의라는 탈을 쓰고 종종 그 얼굴을 드러낸다. 이런 예수님의 큰마음을 우리는 언제 배울 수가 있을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사마리아,기적,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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