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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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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04 조회수171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 루카 10,13-16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사막 한가운데서 목 말라 죽어가는 사람에게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에게 분명 ‘기쁜 소식’입니다. 자기 목숨을 건질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것이 진짜 기쁜 소식으로 완성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신이 들은 말을 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가 들은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오아시스를 찾아간다면 물을 마시고 살게 될 것입니다. 반면, ‘사막 한 가운데에 오아시스가 어딨어?’라는 생각으로 자기가 들은 말을 허튼 소리로 여기며 무시한다면 탈수 증세로 목숨을 잃게 될 겁니다. 누가 그를 죽인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불신과 완고함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 세 고을의 주민들에게 ‘불행하여라’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그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미워하셔서 망하라고 ‘저주’하시는 게 아닙니다. 그 세 고을은 예수님의 주 활동무대로써,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시고 놀라운 기적들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듣지 않았습니다. 자기들을 생명과 구원으로 인도하는 좋은 말씀을 들었으면 들은 것을 실천에 옮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겁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살면 세상이 주는 즐거움을, 세속적인 재물과 성공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랬기에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어느 길을 따라가야 하는지 잘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원래 걷던 잘못된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그 길의 끝에 멸망이 있음을 알면서도 간 것이니 파멸에 대한 책임은 그들 스스로에게 있지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하신 ‘불행하여라’라는 말씀은 ‘그러다가 정말 큰일나니 얼른 발길을 당신께로 돌리라’는 애처롭고 간절한 ‘탄식’이었던 겁니다.

 

주님을 따르는 신앙생활은 그분에 대해 아는 것으로, 그분 말씀이 진실임을 믿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그 말씀을 ‘주님의 말씀’으로, 자기들을 구원으로 이끄는 ‘복음’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말씀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 실천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걷고 있는 자기 발걸음을 주님께로, 그분께서 이끄시는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께서 강조하시는 ‘회개’입니다. 오늘 복음에 언급되는 세 고을 사람들이 멸망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회개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천주교 신자분들 중에 회개를 꺼리고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개하라는 말을 들으면 자기 삶을 성찰하는게 아니라, 자기는 특별히 큰 죄를 지은게 없다고 항변하시기도 하지요. 물론 그분들이 주장하시는대로 십계명을 대놓고 거스르는 대죄는 안지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죄 없다’는 완고한 태도로 나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주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욕망이 이끄는대로 계속 걷다보면 그 길의 끝에서 ‘지옥’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러니 정신 바짝 차리고 어서 회개해야 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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