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8 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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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10-12 | 조회수379 | 추천수3 | 반대(0) |
어릴 때, ‘숨은그림찾기’라는 것을 해 보았습니다. 신문에는 옛날이야기의 한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 안에는 또 다른 물건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제가 찾았던 그림들은 ‘주걱, 신발, 곰방대, 복주머니’와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어쩌다 숨겨진 숨은 그림을 찾으면 보물을 찾는 것처럼 기뻤습니다. 숨은 그림을 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입니다.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참된 지혜라는 그림을 찾기 어렵습니다. 사랑, 나눔, 봉사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 세상은 아름답고,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보석이 많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경쟁과 승리를 위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고맙다는 말, 감사하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합니다. 퇴근길에 아내를 위해서 장미꽃을 사 가는 남편, 부모님의 생일을 기억하고 깜짝 파티를 준비하는 자녀들, 남편의 바지 주머니에 ‘여보! 사랑해 우리 가족은 당신을 위해서 기도할게요. 오늘도 힘내세요!’라는 편지를 넣어 주는 아내는 각박한 세상에서도 하느님께서 숨겨두신 아름다운 그림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느 날 높이 오르는 작은 공을 보면서 두려움은 담대함으로 바뀌게 됩니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봅니다. 전태일이라는 젊은이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쏘아 올린 공이 있었습니다. 근로 기준법은 책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권리와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한 기준이 될 수 있었습니다. 골프의 변방에 있던 대한민국이었습니다. 박세리 선수가 US 여자 오픈 우승이라는 공을 쏘아 올렸습니다. 당시 IMF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한민국 국민은 위로받았습니다. 많은 학생이 박세리 선수를 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박인비, 유소연, 최나연과 같은 선수가 등장했고, 대한민국의 여자 골프는 LPGA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저는 수녀원과 사제관 신축이라는 공을 쏘아 올렸습니다. 수녀원과 사제관이 성당 밖에 있습니다. 기존의 수녀원과 사제관을 매각하면 성당 내에 수녀원과 사제관을 신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건축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건축위원회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리자고 합니다. ‘친교실 확장, 실내체육관 신축, 추모관 건립’과 함께 수녀원과 사제관을 신축하자고 하였습니다. 2027년은 본당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직 3년이 남았으니, 지혜를 모으면 숨은 그림을 찾듯이, 우리의 꿈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숨은그림찾기의 원조는 누구일까요? 저는 2000년 전에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등장했던 젊은 예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라는 공을 높이 쏘아 올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을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셨습니다. 베드로,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은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첫 번째 제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밭에 숨겨져 있는 ‘보물’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 보물을 발견한 농부는 가진 것을 팔아 밭을 산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물은 세상 사람들이 찾는 보물이 아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명예, 권력, 성공, 건강이라는 보물을 찾습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양심을 팔기도 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 친구를 배신하기도 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 남의 것을 빼앗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물은 ‘사람’입니다. 지금 절망하고 있는 사람, 지금 고통 중에 있는 사람, 지금 도움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선한 사람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하느님 나라에서는 더 기뻐한다.’ 착한 목자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서 밤을 새운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가장 굶주리고, 가장 헐벗고,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가진 것을 팔아 이런 보물을 찾는 사람, 이런 보물과 함께하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공을 높이 쏘아 올리면 좋겠습니다. 나눔과 희생 그리고 겸손의 눈으로 하느님께서 숨겨 놓으신 보물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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