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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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 선생님을 베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 |||
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10-12 | 조회수88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루카 11,27-28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군중들에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한 여인이 경탄과 부러움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이를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뉘집 아들인지 참 잘 났다’, ‘나도 저런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도의 뜻이 될 것입니다. 자식이 잘 되는 것,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식을 두는 것은 어머니라면 누구나 꿈꾸는 행복이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행복을 바라보는 그녀의 관점을 바로잡아 주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그녀가 행복을 바라보는 기준을 ‘소유’에서 ‘존재’로 바꾸도록 인도하신 겁니다. 사람은 귀하고 좋은 것을 가져야 참으로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그분 자녀다운 모습으로 변화되어야만 참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처음 만드실 때 당신과 사랑의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그저 ‘소유’를 기준으로 한다면 성모님은 결코 행복한 분이 아닙니다. 남편 요셉은 가난한 목수였고 그마저도 일찍 세상을 떠났기에 성모님은 남은 평생을 가난한 과부로 사셨습니다.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아들 예수는 서른 살이 넘도록 장가도 안간 채로, ‘복음’을 선포하겠다며 집을 나가 떠돌이 생활을 하는 중이었지요. 그럼에도 성모님이 행복하실 수 있었던 것은 행복의 기준을 ‘소유’에 두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자비를 베푸신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자신을 참된 행복으로 이끄시는 그분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굳게 믿으며,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지켰기에 ‘주님의 어머니’로, 참으로 행복한 존재로 변화되실 수 있었던 겁니다. 예수님도 바로 그런 점을 지적하신 것이지요.
행복은 특정 조건과 함께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참된 희망을 품고 착실히 살다보면 자연스레 내 삶 속에서 발현되는 것입니다. 즉 누구나 행복을 자기 안에 ‘가능성’의 상태로 이미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 안에서 발현되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실천해야 하는 겁니다. 오직 전능하신 하느님만이 당신 말씀을 곧 현실로 이루실 수 있는데, 그런 하느님께서 우리가 참으로 행복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들이는 정성과 수고가 곧 행복입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자신을 봉헌하고 희생하는 것이 곧 행복입니다. 삶이 어렵고 힘들어도 하느님 말씀을 듣고 따를 수 있음 그 자체에 행복할 줄 아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기꺼이 양보와 배려, 나눔과 희생을 실천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세상살이가 참으로 힘겨워도, 고통과 시련의 파도가 우리를 덮쳐와도,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사는 이들은 절대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릴 참된 행복은 오직 하느님께만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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