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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우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는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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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매일미사/2024년10월13일주일 [(녹) 연중 제28주일(군인 주일)]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13 조회수89 추천수3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시고 당신께서 허락하신 각자의 달랜트를 잘 사용하기를 바라십니다. 이 시간 우리에게 주신 달랜트 중에서 재화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묵상하는 가운데 마음을 새롭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달려와 “선하신 선생님,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하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하시며 십계명을 지킬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보시며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재물이 장애물이었습니다. 재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제대로 사용할 줄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나를 따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물을 버리고 따랐는데 이 청년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똑같은 말씀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쁨이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슬픔이 되기도 합니다. 말씀에 순종하면 하늘의 보물을 차지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스스로 구원을 거부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한 가지 부족한 것을 채워서 전체를 얻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 부족한 것 때문에 모두를 놓치고 마는 어리석음도 있습니다. 재산이 많든 적든 물질에 끌려다니는 삶을 포기하지 못하면 근심할 수밖에 없고 또 주님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마태6,24)고 선언하셨습니다.

 

한국에는 ‘졸부’가 많다고 합니다. 졸지에 부자 된 사람들입니다.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가 보상을 받은 사람, 복권에 당첨되어 그야말로 횡재한 사람들이 있는데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70%이상이 실패한 삶을 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일확천금이 복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화를 몰고 왔습니다. 가정파탄이 일어나고 하나같이 끝이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없던 돈이 생겼으면 더 행복해야 하는데 더 불행해졌습니다. 그것은 재물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과 나누지 않고 더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몸도 마음도 망가진 경우가 허다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참으로 물질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잠시 관리하는 것뿐입니다. 잠언 30장 8절에서 9절을 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마십시오. 먹고 살 만큼만 주십시오. 배부른 김에 야훼가 다 뭐냐? 하며 배은망덕하지 않게, 너무 가난한 탓에 도둑질하여 하느님의 이름에 욕을 돌리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 말씀은 물질에 관한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가르쳐 줍니다. 많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 돈이 있다고 말하지만, 돈을 위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물질적으로 갖지 못한 것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고향에는 두 개의 큰 호수가 있는데 북쪽에는 갈릴래아 호수가 있고 남쪽에는 사해가 있습니다. 두 호수는 요르단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계속 요르단강 쪽으로 물을 흘려보냅니다. 따라서 물이 항상 맑고 깨끗합니다. 그러나 사해는 계속 받기만 하고 흘려보내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나누어 줄 때 새로운 축복이 밀려들어 오는 것입니다. 요즘은 사해 물이 핏빛이 되었다고 합니다.

 

신비롭게도 주면 줄수록 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주는 만큼 부유해집니다. 그러나 쌓아 놓으면 쌓아 놓을수록 줄 것이 없습니다. "똥은 뿌려지면 거름이 되지만 쌓아 놓으면 냄새가 난다."고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물질은 쌓아 놓으면 썩게 마련입니다. 먼저 많이 받고 그다음 주겠다고 생각하면 평생 주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에게는 아홉을 가지고 있어도 부족하고, 열을 채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루카6,38).

 

바오로 사도는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이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시오.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길을 잃고 신앙을 떠나서 결국 격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도 있습니다…이 세상에 부자로 사는 사람에게 명령하시오. 교만해지지 말며 믿을 수 없는 부귀에 희망을 두지 말고 오히려 하느님께 희망을 두라고 이르시오. 하느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하게 주셔서 즐기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1티모6,7-10.17)라고 말합니다.

 

돈으로 천국을 살 수는 없습니다. 돈으로 은총을 살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물질을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마르10,21)하신 말씀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성당 '아나빔'통이 끊임없이 알맞게 채워지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사실 재물은 반드시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잡아두는 것, 우리의 집착일 수도 있고 권력이나 명예, 취미나 활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을 사로잡아 주님께 나아가는 데 방해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부족한 한 가지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현명한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부를 소유하는 자가 되지 말고 관리하는 사람이 되시고 재물 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시는 현명한 부자 말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현명한 부자가 받게 되는 상급입니다. 재물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이 문제입니다. 재물을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며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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