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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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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15 조회수113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 루카 11,37-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값 비싼 브랜드를 참 좋아합니다. 화장품부터 시작해서, 가방, 의류, 각종 장신구, 심지어 어렸을 때 잠깐 타는 유모차에 이르기까지 몇 백만원씩 하는 고가품들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진짜 명품 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가짜 모조품, 다시 말해 '짝퉁'들도 함께 유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명품을 싸게 판다는 말에 속아서 사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이 짝퉁임을 알면서 사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명품을 사고 싶어 하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보이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입은 옷, 내가 들고 있는 가방, 내가 하고 다니는 악세사리에 새겨져 있는 명품 브랜드가 '나'라는 사람까지도 명품으로 보이게 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착각일 뿐입니다. 요 몇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엄청 늘었지요. 백화점 명품관에 가면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온 몸에 명품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들이 몸에 걸치고 있는 옷, 가방, 장신구만 해도 그 가격이 수천만원이 넘지요.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있는데도 사람이 참 '없어보인다'는 점입니다. '저 사람이 갖고 있는 저것이 정말 그 명품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지요. 그에 비해 청바지에 면티 같은 수수한 복장에 브랜드도 없는 가방을 메고 있어도 그 자체로 빛나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 애플사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그가 입고 있는 옷, 그가 메고 있는 가방도 괜히 명품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것은 휘황찬란한 겉치장이 아니라 그 사람 자신, 그가 지닌 생각, 성품, 능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겉치레에만 신경을 쓰는 바리사이들을 강도높게 비판하십니다. 손을 씻지 않고 식사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율법을 지키지 않고 음식을 먹는가?'하고 놀라는 바리사이들에게 잔의 겉 보다는 속을, 겉모습 보다는 내면의 마음을 깨끗하게 가꾸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전통이 생긴 것은 '위생'상의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흙먼지에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사막'이라는 환경에서 우리 몸이 각종 병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손과 몸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손을 씻는 행위는 외적으로 깨끗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적으로 깨끗해져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오늘 하루 동안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겉만 번지르르한 짝퉁이 아니라 참된 가치를 지닌 명품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입으로만 외치는 가짜 사랑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짜 사랑을 실천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진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나도 그런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 그분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서 기뻐하실까'를 생각하며 생각한 바를 실천에 옮기려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나의 겉과 속, 육체와 영혼 모두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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