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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쩜 우리도 또 다른 현대판 바리사이 / 연중 제28주간 수요일(루카 11,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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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15 조회수91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쩜 우리도 또 다른 현대판 바리사이 / 연중 제28주간 수요일(루카 11,42-46)

 

주일 미사에 갈 수 있었는데 가지 않았다면 고해성사 감이라는 걸 우리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그런데 이 점을 너무너무 강조하다보니, 적잖은 이들이 종교적으로 별다른 생각 없이 살다가 주일 미사에 빠지게 되면 고해소에 가서 이 내용만 죄의 전부인양 덜렁 들춘다. 또한 주일 미사를 빠지지 않으면 판공 때까지 내내 성사를 보지 않는다나. 마치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았으면 달리 고백할 죄 없고 주일 미사 빠진 그것만이 오직 내가 범했던 유일한 죄인 듯이.


가끔씩 어떻게 하면 신앙생활을 지금보다는 더 잘할 수 있겠느냐?’라고 질문한다. 어쩜 믿음의 길을 쉽게 가는 방법은 없겠냐는 거다. 성당 안 가자니 그렇고, 가자니 역시나 재미가 없단다. 기쁨이어야 할 믿음이 괜히 멍에란다. 끌려가는 신앙이기에 그렇다. 물질의 십일조 못지않게 사랑의 십일조도 중요하다. 그러니 하루 중 몇 시간은 떼어 놓자. 일주일에 하루만은 주님시간으로 남겨두자. 시간의 십일조도 중요하니까. 이런 앞서 가는 믿음으로, 바꾸면 어떨까?

 

불행하여라, 바리사이들아! 너희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녕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사랑 실천은 더 해야만 한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는 회당에서는 윗자리와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한다. 또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다! 너희는 짐만 지우고, 정작 너희의 손가락 하나라도 대려 하지 않는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사이들은 약 육천 명이었다나. 바리사이의 어원은 분리하다에서 유래되었다. 실제 그들은 자신들을 분리시키고자 애를 썼다. 첫째는 율법에서 말하는 부정함에서, 둘째는 율법을 잘 모르는 대중으로부터. 왜 그랬을까? 율법만이라도 잘 지키면 지킬수록 그만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 잘못 생각했기에. 따라서 그들은 율법을 글자 그대로만 꼭 지키려 했다. 그러기에 그들은 율법 준수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일반 대중과 만나는 것까지 꺼렸다.

 

바오로 사도 역시 회심 전에는 바리사이에 속한 율법 교사였다. 아무튼 그들은 율법에만 너무 심하다 할 정도로 치중한 나머지 정작 필요한 하느님 사랑에는 소홀함을 드러냈다. 사랑을 강조한 율법의 근본정신을 깨닫지 못했던 거다. 신앙과 수계 생활은 열심이지만, 삶이 뒤따르지 않으면 바리사이나 다름없다. 겉과 안이 일치하며 정직하고 진솔한 삶만이 존경의 대상이리라.

 

우리는 본성적으로 이중성을 지닌 존재일 게다. 심리학에는 모태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두려움이 각인된단다. 무의식에 자신이 내쳐질까 하는 두려움이 자리 잡는다나. 이것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을 받으려 한다. 그래서 본디 자기 모습이 아닌 게, 무의식적인 자기로 각인이 되어 점점 자신의 진정성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이를 잊는다면 우리 역시 예수님께서 꾸짖으시는 바리사이들의 그 모습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주님의 그 꾸짖음을 지금 나에 대한 꾸짖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거울삼아 우리 모습을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누구나 명령하고 지시할 수 있지만 실천이 없으면 힘이 안 실린다. 주님께서 힘을 주시지 않기에. 교회 일은 관리자가 되기보다 언제나 봉사자가 되어야 할 게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관리만을 하려는 어쩜 또 다른 현대판 바리사이가 아닐까? 정직한 소수가 다수의 부패한 사회를 정화시킬 수 있는데, 그런 이가 바로 우리였으면 참 좋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고해소,바리사이,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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