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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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10-19 | 조회수383 | 추천수7 | 반대(0) |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민족입니다. 이스라엘은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하느님께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자긍심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이끌어 주신 구원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도 이스라엘 백성의 종교인 유대교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슬람교도 이스라엘 백성의 종교인 유대교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유대교는 하느님의 계명을 이렇게 가르칩니다.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같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이웃을 사랑하여라.’ 그리스도교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렇게 가르칩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로운 계명을 준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목숨을 바쳐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슬람교도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하라고 가르칩니다. 한 지붕 세 가족처럼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같은 하느님을 모시는 형제의 종교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형제들은 같은 하느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있습니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같은 민족이고, 언어도 비슷하고, 종교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서로를 죽이고, 죽어야 하는 어리석은 전쟁을 3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같은 아브라함의 자손입니다. 같은 하느님을 믿는 민족입니다. 그럼에도 서로를 죽이고, 죽어야 하는 전쟁을 2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은 불꽃처럼 번져서 헤즈볼라, 후티, 이란과의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이 취임할 때 성경에 손을 대고 선서합니다. 그만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멈출 힘과 능력이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멈출 힘과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무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원을 멈추고,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전쟁은 끝날 것입니다. 서로를 사랑하라는 종교를 믿으면서 왜 서로를 죽이는 전쟁을 멈추지 않는지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전교 주일입니다. 인터넷이 있고, 각종 소통 수단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주님을 전하는 것이 예전보다 어렵지는 않습니다. 주님께서 전해주신 복음의 기쁨을 삶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입니다. 맛집은 멀리 있어도, 작은 곳이어도 사람들이 찾아갑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맛집의 음식이 맛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의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기쁨을 알려주는 사람도 적고, 복음의 기쁨을 삶으로 드러내며 향기를 전해주는 분도 적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복음이고, 무엇이 복음의 기쁨일까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예수님께서 구원자이심을 신앙으로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해 주시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악으로부터 구원해 주시고, 예수님께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구원해 주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런 믿음을 행동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질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둠을 밝히는 등대처럼 위로와 용기 그리고 희망의 빛이 드러날 것입니다. 어두운 밤을 항해하는 배들이 등대를 보고 길을 찾듯이, 많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람들로부터,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사람들로부터 삶의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전교이고,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부였던 제자들에게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낚시와 전교는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어떤 점이 비슷할까요? 첫째는, 밑밥을 꾸준히 주어야 합니다. 밑밥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고기들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선교할 때도 비슷합니다. 상대방을 위해서 기도의 밑밥을 주어야 합니다. 나눔의 밑밥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닫혀있던 상대방의 마음이 열리게 됩니다. 예전에 체험 사례를 발표하셨던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아직 신앙을 갖지 않았던 새댁에게 자주 찾아가서 살림살이의 요령을 알려주고, 바쁘면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꾸준하게 도움을 주니까, 결국 새댁은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둘째는, 같은 장소에 ‘찌’를 던져야 합니다. 밑밥이 쌓인 곳에 정확하게 찌를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손맛’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선교할 때도 비슷합니다. 선교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조금, 선교하다가, 어려우면 포기해서는 선교를 잘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용산 성당에 있을 때의 기억입니다. 요셉 형제님은 냉담하는 분들의 주소를 찾았습니다. 매 주일 주보를 보내고, 이사를 가신 분들은 이사 간 주소로 주보를 보냈습니다. 결국 그분의 노력으로 냉담 중인 많은 분들이 다시 신앙을 찾았습니다. 셋째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밤을 새워도 고기를 잡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그물을 던졌지만 밤새 한 마리도 못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찌를 바라보면서 끈기 있게 기다리면 찌가 높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선교를 하면, 결코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도 성당에 나오는 것을 봅니다. 제가 알던 자매님은 결혼 생활 17년 동안 시부모님과 남편을 극진하게 섬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던 남편이 결혼 17주년 선물로 가져온 것은 ‘예비자 교리 신청서’였다고 합니다. 남편은 극진한 마음으로 시부모님과 남편을 섬기고 자녀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아내가 고마웠고, 아내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선물로 ‘예비자 교리 신청서’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남편의 말을 듣고 하느님께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년도 주님의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합니다. 우리가 충실하게 살면, 언젠가는 축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즐거운 모습이, 오늘 우리들의 참된 나눔이, 오늘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게 주님을 전하는 커다란 선교가 될 것입니다. 가을입니다. 풍성한 결실을 보는 계절입니다. 우리들도 주님과 함께했던 사람들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민족의 복음화입니다.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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