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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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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21 조회수96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루카 12,13-21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어떤 초등학교의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돈 1억을 가진 사람과 자녀 열 명을 가진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할까요?”

 

그러자 똘똘하게 생긴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대답했습니다. 

 

“자녀 열 명을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 답지않은 대답에 의외라고 생각한 선생님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묻자 그 학생이 대답했습니다.

 

“1억을 가진 사람은 더 많은 돈을 갖기를 원하겠지만 자녀 열 명을 가진 사람은 더 이상의 자녀를 갖기를 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참으로 지혜로운 학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부자가 아니라 더 이상의 것들을 원하지 않는 사람, 지금 가진 것들에 충분히 만족하며 기쁘게 사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고 그런 사람이 참된 행복을 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심', 가진 것을 베풀지 못하고 남들보다 더 가지려는 '욕심'을 버려야만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으며, 그 분의 뜻 안에서 살아갈 때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많은 소출을 얻어 부유해졌음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베풀려고 하기 보다는, 더 큰 곳간을 지어 그곳에 자신이 지닌 재물을 넣어놓고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의 크기를 더 키우려고 하는 어리석은 모습이지요. 그러나 욕심의 크기를 키우면 키울수록 그 욕심만큼 갈증도 커집니다. 뭔가가 빠져있거나 결핍되어 있다고 느낄 때, 그것만 채우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그것을 얻고나면 행복은 잠시뿐, 다음엔 또 다른 것, 더 많은 것, 더 큰 것들을 채우기 위해 자기 자신을 채근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참된 행복에 이르지 못합니다. 욕심의 노예가 되어 그것을 채우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삶을 낭비하게 되고 먼저 챙겨야 할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됩니다. 자선을 베풀고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앞에서 부유해지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나무들은 하루 종일 땅속에서 물을 빨아올리고, 새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쉬지 않고 여기저기 먹이를 구하러 다닙니다. 그러나 그것들과 우리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갈 뿐, 스스로 더 큰 욕심의 곳간을 만들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쫓기듯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욕심과 집착에서 자유로워져서, 나무처럼, 새들처럼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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