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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깨어 기다리는 이가 큰 은총을 / 연중 제29주간 수요일(루카 12,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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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22 조회수91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깨어 기다리는 이가 큰 은총을 / 연중 제29주간 수요일(루카 12,39-48)

 

주님 일을 맡아 충실히 책임을 완수하는 건 그야말로 큰 영광이다. 그러면 주님도 흐뭇하게 여길게고 본인도 어쩌면 행복해 할 게다. 교회 안의 다양한 직책은 모두 주님께 받은 거다. 그런데 가끔은 그분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명예만을 내세워 직분을 남용하곤 한다. 심지어는 별것이 아닌 잘못된 판단으로 교회를 곤경에 빠뜨리기 일쑤다. 높은 직책 맡았다고 주님 가까이 있는 건 결코 아닌데도. 그분 뜻 헤아리는 이가, 정녕 그분 가까이 있는 자일 게다.

 

너희는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집 뚫고 들어오도록 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준비하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리라.” 깨어 있으라는 것, 이는 곧 내가 하느님이 아니다.’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 하느님마냥 행세하려 든다. 마치 뭐 인 것처럼 주어진 인생을 마음대로, 재산을 내 방식대로 하려 덤빈다. 그러나 그건 오만의 극치이다. 각자 내키는 대로 살면 로 인해 언젠가 전체가 무너지리라.

 

그렇지만 그분께서 원하시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소한의 깨어 있는 삶의 자세일 게다. 모르긴 몰라도 깨어 있어라.”라는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단다. 그것은 잠든 사이에 도둑이 내 소중한 것을 앗아 가지 못하게 깨어 있으면서 주의를 기울이라는 의미도 물론 있다. , 내 생각과 의식을 열어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자신만의 내적인 성찰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영적인 의미도 있을 게다. 모든 종교는 이 영적인 깨어 있음을 늘 상 강조한다.

 

이렇게 영적 태만과 위선, 기회주의적인 자기 욕심이 여기서는 어쩌면 가장 큰 걸림돌이 될게다. 그분께서 언제 올지 모르니 적당히 꾀를 내어 내 편안함과 욕심을 채우려는 이의 모습은, 마치 남이 나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적당히 타협으로 게으르고 위선적인 모습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반면에 내 육신의 안락함이나 욕심보다는 그분 생각과 뜻을 여러모로 기리면서 성실히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이의 모습은, 어쩌면 칭찬받을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으리라.

 

물론 자기를 덜어 내고 비워 내는 비움의 영성, 곧 청정한 빈 마음의 삶은 신앙인이 추구하는 참된 삶이다. 이런 삶은 거저 얻어지는 게 결코 아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아마도 인생의 그 끝자락에서 세상 덧없음을 깨닫고, 또 욕망의 절정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면 삶의 참된 가치가 어디 있는지를 깨닫기가 일쑤다. 그래서 종교인은 지식이 아닌, 지혜를 사랑하는가 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여기에서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내가 받은 모든 것은 실상은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고, 그것은 내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것을 관리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당연한 사실을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지혜는 내 힘이나 노력이 아닌, 성령을 통해 계시된 것이리라.

 

오늘을 사는 우리도 살아가면서 계획을 수정할 때가 여러 번 있다. 분명 계획대로 가는데도 어느 한순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때가 꼭 일어난다. 신앙생활 역시 계획대로 될 때보다 수정할 때가 훨씬 더 많아 보인다. 때로는 그분의 이끄심이 확실한 것 같은데도, 경우에 따라 당혹스럽고 실망스러운 결과도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만을 보면서 준비해 한참을 지나 지난 그 뒤를 돌아보면, 그분께서 얼마나 많은 은총을 주셨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될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도둑,준비,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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