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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왜 위대한 성인들은 책이 아니라 제자를 남기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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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27 조회수161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왜 위대한 성인들은 책이 아니라 제자를 남기려 했을까?>

 

 

 

복음: 루카 6,12-19

 

 

 


LORENZETTI, Pietro 작, (1325)  

    

 

    오늘은 성 유다 타대오와 성 시몬 사도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12명의 사도를 뽑으시고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시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점은 사도를 뽑으시고 복음 전파를 시작하셨다는 점입니다. 제자들이 살다 보니 생긴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제자들을 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셨던 것입니다. 복음을 더 많이 전파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예수님께서는 유럽이나 아시아처럼 더 넓은 곳으로 가셨어야 할 것입니다. 

 

 

    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를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마리나 채프먼은 딸 바네사 제임스(Vanessa James)와 ‘이름 없는 소녀’(The Girl with No Name)라는 책을 공동 집필하였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유괴범들에게 버림받은 후 콜롬비아 정글에서 꼬리감는원숭이 무리에서 살았습니다. 그녀는 원숭이 그 자체였습니다. 사냥꾼들에게 발견되고는 사창가에서 살았습니다. 나중엔 탈출하여 결혼하고 정상적인 가정을 꾸렸습니다. 

 

 

    누구나 성장은 공동체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 공동체가 어떤 공동체냐에 따라 그 사람의 미래가 결정됩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가 하느님 자녀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가톨릭교회 공동체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통해 우리가 구원에 이르도록 처음부터 교회를 만들 생각으로 열두 사도를 뽑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만이 아니라 소크라테스, 공자, 부처가 된 싯다르타도 모두 책을 한 권도 쓰지 않고 제자 공동체를 만드는 데 생을 바쳤습니다. 위대한 인물들이 알았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깨달음을 책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제자 공동체를 통해 전달하는 게 더 유익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제자 공동체를 세우려 했던 더 큰 이유는 그들 자신의 이익 때문이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2015년에 방송된 KBS 인생극장 ‘뇌 병변 장애 부모가 삼 형제를 키우는 방법: 그렇게 부모가 된다’라는 내용은 많은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안겼습니다. 자기 한 몸조차 가누기 힘든 두 장애인이 결혼하고 아기를 낳겠다는 꿈을 가졌을 때 가족들도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삼 형제를 낳았고 누구보다 자녀들을 잘 키우고 있습니다. 

 

 

    이들은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살아도 어느 정도는 살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부는 함께 일합니다. 아버지는 말합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우리 아버지는 백수였어!’라는 소리를 하지 않기를 바라요.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훌륭한 분이셨어.’라는 소리를 듣기를 원해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내가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키우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천덕꾸러기로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아이들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어요.”

 

 

    공동체를 낳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자나 여자로 태어나면 둘이 사랑을 해봐야 그렇게 남자와 여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녀를 낳아도 그렇습니다. 자녀를 낳지 않으면 사람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꼭 결혼해야만 자녀를 낳는 게 아닙니다. 제자들도 자녀입니다. 예수님은 사도들을 “아이들아!”라고 부르기도 하셨습니다. 자녀를 낳음, 곧 제자들의 공동체를 세움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성 베네딕토는 세상에 사는 의미가 ‘기도하라, 그리고 일하라!’라는 것을 3년 동안 굴에서 기도한 끝에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그는 그 이전부터 그러한 공동체를 낳으려는 이유로 자신을 갈고닦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첫 정식적인 수도회가 탄생합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는 결혼하기 전부터 자녀를 정신적으로 잉태하고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려고 준비합니다. 그런 부모와 그냥 살다가 우연히 결혼해서 아기를 낳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부모는 다릅니다. 

    낳으려는 목적으로 살아야 나도 성장하고 완성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어떤 공동체를 낳고 기르고 파견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살아갑시다. 나의 성장과 완성이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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