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모든 성인 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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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11-01 | 조회수91 | 추천수3 | 반대(1) 신고 |
[모든 성인 대축일] 마태 5,1-12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있는 성인들의 신앙과 삶을 기념하며 그분들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땅 위에서나 하느님 나라에서나 참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다시 말해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통해 그분께서 주시는 찐 행복을 맘껏 누리는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逆說的)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말하지요. 돈이 많아야,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 높은 자리에 올라 권력을 지녀야, 외모가 남들보다 출중해야, 욕망을 맘껏 채워야, 남들로부터 주목받아야 행복해진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언젠가 우리가 돌아갈 본향인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누릴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머니가 해주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길거리에서 온갖 자극적인 냄새로 유혹하는 인스턴트 식품들을 뒤로 하고 집으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면 비로소 누리게 될 참된 행복을 생각하며, 더 가질 수 있어도 더 누릴 수 있어도 적당한 선에서 욕망을 끊고 세상에서 한 발 물러나 침묵 중에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너는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는 말씀을 듣게될까 두려워서,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는 말씀을 듣고 싶어서, 꼭 필요한 것 이상은, 내 것이 아닌 것들은 미련 없이 과감하게 내려놓지요. 그것이야말로 참된 행복을 누리는 길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시는 것은, 그들이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일을 우선적으로 행하며, 그분 뜻에 철저히 순명하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자신에게 닥쳐온 고통이나 시련 앞에 무릎 꿇거나 절망하지 않고, 인내와 믿음, 희망과 용기로 그것을 이겨내며, 그럴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함께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선물처럼 자신을 찾아오는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지요. 행복은 천상의 것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뵈려고 애쓰고, 하느님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입니다. 또한 하느님을 자신 안에 모신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이들에게 분명히 선언하십니다. “너희는 행복하다”고 말이지요.
하느님 나라는 이 세상과 동떨어진 특별한 ‘공간’이 아닙니다. 전설 속에나 존재하는 환상의 세계도 아닙니다. 지금 내가 감사하면, 지금 내가 용서하면, 지금 내가 사랑하면 내가 사는 이 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참된 행복은 그것을 위한 조건들을 채우느라 그 행복을 누릴 시간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는 지혜로운 이들만이,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기 위해 사는 온유한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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