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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루카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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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1-05 조회수130 추천수3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11/5) :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 제1독서 : 필리 2, 5-11

 

* 복음 : 루카 14, 15-24

 

15 예수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그분께,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하였다. 17 그리고 잔치 시간이 되자 종을 보내어 초대받은 이들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하고 전하게 하였다. 18 그런데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는데 나가서 그것을 보아야 하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고 그에게 말하였다. 19 다른 사람은 ‘내가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려고 가는 길이오. 부디 양해해 주시오.’ 하였다. 20 또 다른 사람은 ‘나는 방금 장가를 들었소. 그러니 갈 수가 없다오.’ 하였다. 21 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그대로 알렸다. 그러자 집주인이 노하여 종에게 일렀다. ‘어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 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22 얼마 뒤에 종이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하였습니다만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자, 23 주인이 다시 종에게 일렀다.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 <오늘의 강론>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 사람들은 먹는 것을 찾아다니는데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TV에서도, 인터넷 주요 검색 창에서도 “맛 집”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맛 집”에 차려진 음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혀의 유쾌함을 넘어서는 “참된 맛 집”을 찾아나서야 할 일입니다. “그것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대체 최상의 “맛 집과 음식”을 어디에서 맛 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하늘나라”라는 “맛 집”에서 먹는 “하늘나라의 음식”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곧 “구원의 천상음식”을 먹을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안식일에 예수님과 함께 초대되어, 바리사이 지도자들과 함께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말합니다.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루카 14,15)

 

이는 당시 유대인들의 전통적 메시아사상을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곧 그들은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강림하시면 ‘큰 잔치’를 베풀 것인데, 그 잔치에는 유대인들만이 초대받았기에 자신들은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 ‘큰 잔치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이 비유에서, 잔치를 베푸시고 우리를 초대하신 분이 아버지 하느님이라면, 잔치에 사람들을 부르러 나간 “종”은 그리스도입니다. 그런데 “종”이 잔치에 초대된 이들에게 잔치가 다 준비되었음을 전하지만, 그들은 초대를 거절합니다. 사실, 그들은 이미 초대에 약속한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밭이나 가축을 샀고, 막 장가를 들었다는 핑계로 초대 약속 지키기를 거절합니다. 그들은 세속의 헛된 망상에 쏠려 이 귀한 초대를 거절합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미 잔치 준비가 다 되었으나 초대에 약속한 이들이 준비가 되지 못한 것입니다. 아니,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역사에서 본다면, 이들은 지금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바리사이들이요, 유대교 회당의 지도자들일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일을 핑계로 복음 사명을 도외시하는 우리의 어리석고 나약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곧 하느님의 초대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선언하고 마는 우리의 완고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잔치는 초대된 사람들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결코 지연되거나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주인은 또 다시 “종”을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보냅니다. “고을의 한길”이 다양한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라면, “골목”은 소외된 사람들이 은밀히 다니는 길을 나타낸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도자들이 아니라 일반 평범한 사람들과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 먼 이들과 다리 저는 이들을 초대합니다. 그들은 비록 인간적으로 멸시를 당하고 경제적으로 아무런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밭이나 소를 사지도 장가를 가지도 못했지만, 주인의 배려와 사랑에 응답하여 잔치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은 또 다시 “종”을 “큰길”과 “울타리 쪽”, 곧 성 밖으로 보내어 그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들어오게 하라고 합니다. 주인의 ‘애타는 사랑’입니다. 그리하여, 성 밖의 다른 민족들이 초대를 받고 잔치에 들어갑니다. 

 

결국,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행복한 사람”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혼인잔치에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저희가 당신의 이 존귀한 부르심에 응답하게 하소서. 

 

당신의 호의를 무시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몸소 따르고 실행하게 하소서. 아멘.

 

*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루카 14,17)


주님!


당신은 잔치 상을 차리시고, 저희를 부르십니다.


당신은 준비가 되셨지만, 저희는 마음이 딴 데 가 있습니다.


지금 베풀어지는 당신의 사랑, 당신의 호의에 응답하게 하소서


당신을 무시하는 일이 없게 하시고


당신의 몸과 말씀으로 차린 음식으로 제 영혼이 차오르게 하소서. 아멘.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이영근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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