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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 상큼한 레몬차 같은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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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4-11-16 조회수139 추천수4 반대(0) 신고

 

타본당의 어떤 수녀님이십니다. 저는 그 수녀님을 여러분에게 자랑을 하고 싶습니다. 성당 외에서 마트에서도 한번 뵈었습니다. 수녀님은 마침 아마 제가 보니 폰 외장 메모리를 새로 용량이 큰 걸로 교체를 하시려고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제가 수녀님이 계신 본당에도 미사를 참례하고 또 언제 한번 말을 서로 건넨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수녀님을 언제부터 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 수녀님에 대해 수녀님으로서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닙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수녀님의 매력에 젖었나 봅니다. 이 수녀님의 매력은 표정에 있습니다. 인사를 하셔도 그 인사의 순간이 어떤 사람이든지 보면 미소를 머금은 표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얼굴에 생기가 있으십니다. 힘들 때 그런 수녀님의 인사를 순간 받으면 그 순간만큼은 힘든 것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수녀님인들 뭐가 항상 그렇게 기쁜 일만 있어서 밝게 생활하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기분은 꿀꿀해도 그걸 아마 안으로 나름 기도 같은 것으로 승화시키고 수도생활의 연장선에서 그런 것도 수도생활이라고 생각하시고 한마디로 수도자의 길을 묵묵히 잘 걸어가시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제 오전에 부산에 병원에 갔다가 오후에는 부산 바오로 딸 서원에서 마침 올해는 어제로 끝났다고 하는데 낡은 성경 표지를 리폼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노수녀님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아무튼 수녀님이 아마 제가 봤을 땐 일흔에 가까우실 것 같습니다. 서원 옆에는 중앙성당이 있는데 부산 용두산 공원 밑에 있습니다. 그 본당에서 오신 자매님 두 분이었습니다. 저하고 셋 사람이 같이 함께 자리를 했습니다. 

 

이걸 하면서 느낀 점도 많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한번 하고요 저는 어제도 수녀님을 보면서 성경을 리폼하는 중에 간간이 묵상을 했습니다. 수녀님께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제가 지도한 여학생이 있는데 그 여학생이 지금은 초등학교 교사가 됐습니다만 마치 그 애가 세월이 흐르면 어제 제가 뵌 그 수녀님 모습과 똑같을 정도로 닮으셨습니다. 그래서 한편 속으로는 웃음이 일어났습니다. 그 수녀님을 보면서도 느낀 게 있습니다. 얼굴 표정이 18세 소녀의 해맑은 표정처럼 맑았던 것입니다. 전 짧은 순간이지만 그런 묵상도 해봤습니다. 저것도 하나의 선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오랜 수도생활이 됐든 아니면 평신도도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했든 어디서나 자신의 위치에서 그 본분에 맞는 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내뿜을 수 있다면 굳이 말로 복음을 선포하는 외형을 취하지는 않더라도 그것도 하나의 복음선교가 될 거라는 묵상입니다. 

 

만약 그분이 서원 밖에 부산 시내 어떤 곳을 지나다니실 때 하느님을 믿지 않은 사람들이 수녀님을 뵈을 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제가 그 수녀님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그런 모습을 그 사람들도 느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저는 이미 그 사람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은 복음의 씨앗이 그 사람 영혼 어딘가에 심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혹 모르지 않겠습니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겨자씨처럼 그게 자라서 언제 또 다른 기회에 가톨릭 교회로 인도될 수 있을지 말입니다. 만약 이런 사람들이 상상이지만 아주 많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다음에 언젠가 미래에 수녀님께 상상하지도 않은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를 겁니다. 하늘나라에서 선교상 시상식이 열리는데 그냥 누가 받을까 하고 수녀님은 전혀 생각지도 않았는데 하늘의 천사가 수녀님의 존함을 호명하는 것입니다. 수녀님은 이게 뭔 일인가 하고 깜짝 놀라실 것입니다. 

 

나는 그냥 수녀원과 서원에서만 있어서 외부인을 선교할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천사가 그럴 일은 없다고 하면서 수녀님께서 이 세상에 사실 때 수녀님의 일생 동안 수도생활 모습을 한 편의 영화처럼 보여주면서 하는 말이 "선교라는 게 꼭 예수님을 믿기 위해 성당에 오라고 말을 전하는 것"만이 복음선교가 아니고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작지만 평범한 일상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 그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보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린다면 그것도 아주 훌륭한 선교라고 혹시 그렇게 말할지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저의 상상입니다. 

 

수십년을 성당에 다녀도 본당 신자를 만날 때마다 어디 매번 뭐 하나 먹고 하나 주지 않은 사람처럼 쌤통난 얼굴로 신자들을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미사가 최상의 기도라고는 하지만 과연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외적으로는 믿음 좋은 신자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하느님 눈에도 그렇게 보여질지는 의문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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